2022 March VOL.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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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지하발전소 짓기서울복합화력 건설

서울복합화력 건설 도심 지하발전소 짓기

서울에 땅 밑 발전소를 지어라 서울화력발전소(현 서울발전본부)는 ‘당인리발전소’로 더 알려져 있었다. 대한민국 근대화의 표상과도 같던 역사적 발전소였지만, 1980년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과 함께 옛 명성이 차츰 사그라져갔고, 2010년대에 들어서는 설비 노후화를 이유로 한 생애의 마감이 결정되었다. 빈자리를 메울 건 새로 건립이 추진될 지하발전소였다.
거슬러 올라가 첫 그림이 발표된 건 2006년의 일이었다. 이해에 들어 제3차 전력수급계획에 기존 서울화력발전소의 대체 건설이 반영되었고, 이듬해에는 건설기본 계획이 수립되었다.
대규모 복합화력발전소를 도심 지하에 짓는 것은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최초의 일이었다.

서울복합 1, 2호기 건설공사 주요 연혁

  • 2013.06.01.

    2013.06.01.

    건설 착공(총 설비용량 800MW, LNG복합화력)

  • 2013.06.17.

    2013.06.17.

    공사계획인가(산업통상자원부

  • 2013.07.05.

    2013.07.05.

    서울복합 1, 2호기 주기기 구매 계약체결(두산중공업)

  • 2017.07.05.

    2017.07.05.

    1호기 수전

  • 2018.10.25.

    2018.10.25.

    2호기 수전

  • 2019.01.31.

    2019.01.31.

    가스터빈 2호기 최초 점화

  • 2019.03.29.

    2019.03.29.

    가스터빈 1호기 최초 점화

  • 2019.06.29.

    2019.06.29.

    2호기 시운전 완료, 상업운전 개시

  • 2019.11.13.

    2019.11.13.

    1호기 시운전 완료, 상업운전 개시

  • 2020.02.09.

    2020.02.09.

    통합 사무동(신사옥) 입주

  • 2020.06.30.

    2020.06.30.

    서울복합 1, 2호기 토건 및 기전 공사 종합준공

최초의 기준을 세운 토목공사 공사의 첫 단계에서부터 풀기 힘든 숙제가 던져졌다. 기본계획 당시만 해도 새로 지어질 지하구조물의 기본 형태는 지상발전소의 일반적인 꼴을 따라 ‘사각형’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형태가 지진,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나 여타 인재 발생 시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서울발전본부 인원들은 더 안전한 구조를 찾기 위해 골몰했고, 결국 사각형에서 원형으로의 기본 설계 변경을 결정하게 되었다.
설계도면 만들기의 두 번째 초점은 경제성 확보였다. 지하공간이기에 더욱 더 공간의 낭비 없이, 설비와 시설들이 최대한 오밀조밀 배치될 필요가 있었다. ‘최적 배치’를 원칙으로 두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최종적으로 장축 194m, 단축 164m의 타원형 구조를 설계도면에 적용했다.
이후 한국중부발전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엄청난 규모의 토목공사가 이어졌다. 대형 덤프트럭 5만 대에 해당하는 64만㎥를 굴착했고, 구조물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2,461개의 마이크로파일을 설치했다. 이러한 과정에 레미콘 차량 3만 대 분량의 콘크리트 16만㎥가 사용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였다.

한강 경인운하 운송작전 거대한 주기기를 건설부지 내에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국중부발전은 교통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강 경인운하를 이용해 주기기를 수상 운송하기로 했다. 문제는 한강의 수위가 서해조수 영향을 받아 간조 시와 만조 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한 달에 운반이 가능한 날은 1주일 남짓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현상이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차선책이라도 필요했고, 중부인들은 한강에 ‘뜬 다리’를 띄우기로 했다. 수위 높이에 따른 영향을 줄이고, 물이 차지 않는 시기에도 수위 차를 커버하기 위해 부두를 설치했던 것이다.

땅 밑에 발전기 넣기 설비들의 지하 반입도 큰일이었다. 거대한 규모의 기기들을 지하로 밀어 넣고 제자리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에 걸맞은 크레인을 동원해야 했다.
특히 배열회수보일러 설치 시에는 국내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1,600t급 크레인이 활용되기도 했다.
가스터빈, 증기터빈 같은 고중량 설비의 반입 역시 풀기 어려운 숙제였다. 중부인들은 궁리 끝에, 빛나는 기지를 발휘해 적절한 해법 도출에 성공했다. 공중에 별도의 운반로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대용량 리트프 디바이스’.
직접 고안한 운반로에 중부인들이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하늘길을 열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이미 들어간 설비들과의 간섭을 피하고 정확한 위치에 기기를 배치해야 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끊임없이 3차원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정밀한 이송작업을 수행해 나갔다.

서울발전본부는 10년 가까운 건설기간 동안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무결점 현장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이 대장정의 기록은 무재해 28배수 달성으로 이어져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어 있고, 
국내 사업장 중 최장기간 무재해 기록으로 공식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