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쓰러진 노인을 발견하고 응급처치 후 119에 인계해 소중한 생명을 지켜낸 보령발전본부 이종우, 정혜민 주임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긴급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이웃을 도운 두 영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종우 안녕하세요. 저는 보령발전본부 친환경 발전건설소 기계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종우 주임이라고 합니다.
정혜민 안녕하세요. 저도 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정혜민 주임입니다.
이종우 당시에 저희가 건설 공사 연장 작업을 끝내고 같이 퇴근하던 길이었습니다. 보령발전본부 정문에서 한 50m 남짓 떨어진 반대편 차선 도로에 할머니 한 분이 쓰러져 계신 걸 봤어요. 처음에는 술에 취하신 분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지나가면서 보니까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셨습니다. 아무래도 건설 현장 근처라서 덤프트럭이나 화물 트레인 같은 대형차들이 많이 오가는 도로라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그래서 차로를 가로질러서 차선을 통제하고 차에서 내려서 할머니 상태를 확인했지요.
이종우 몸에 경련이 있었고 의식이 없는 상태셨습니다. 맥은 뛰고 있는데 호흡이 불안정하더라고요. 열사병 증상과 비슷했습니다. 그날 보령 오천면이 34도까지 올라가는 매우 더운 날씨였거든요. 퇴근할 때쯤에도 30도를 웃도는 기온이었고요.
정혜민 우선 119에 신고하고, 주변 가게에 물수건과 생수병을 요청했습니다. 기도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턱이 열리지 않아서 119 상황실과 소통하면서 도움도 받았습니다. 이물질이 기도로 넘어가면 더욱 위험해지니까요.
정혜민 저도 쓰러진 분을 보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종우 주임이 상황을 잘 리드해 주었고, 또 저희가 건설 공사 감리 감독의 일을 하다 보니 안전교육을 의무로 들어왔었습니다. 원래는 대면으로 진행되다가 코로나19 이후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인데요.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종우 발전본부에 따라 반기에 한 번씩 진행되는 안전교육입니다. 응급상황 대처법과 심폐소생술 등을 배울 수 있지요. 부서별 전원이 모두 들어야 하는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응급처치 교육을 통해 스스로를 구할 수 없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구해줄 수 있음을 알고 진중하게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정혜민 입사할 때 신입사원들도 안전교육을 받고 있고요. 안전교육 체험장에서 다양한 응급 대처 방법을 교육해주십니다. 한 번 교육을 받았다고 바로 응급처치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로 비대면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진다면 체험장 이용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종우 사실 저는 그때 저희가 아니어도 중부가족 어느 분이라도 똑같이 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행동으로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기보다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느낌입니다.
정혜민 저도 큰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다른 분을 도울 수 있어서 뿌듯했고, 주변에서 좋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