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포 아이돌 탄생의 서막
(a.k.a 코미포 BTS..?)

“쉘 위 댄스?”

취향저격 음악이 나와도 남몰래 내적 댄스를 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부끄럽다는 이유로, 잘 못 춘다는 이유로 망설였던 춤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갓 결성된 ‘코미포 아이돌’이 댄스 배우기에 나섰다.

취미가 뭐예요?

글. 윤진아 사진. 이승헌

화려한 조명이 우리를 감싸네

광활한 거울과 화려한 조명, 매끄러운 플로어가 반기는 연습실에 들어서자 심장이 두근거린다. 마땅한 취미가 없어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동기들이 댄스에 도전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동기들과 새로운 낙을 찾으러 왔어요. 댄스를 같이 배워 공통 취미를 만들려고요.”
오늘 배울 춤은 소울 넘치는 힙합 JTajor의 <Like I Do> 안무다. 사랑에 빠져 모든 걸 해주고 싶다는 달달한 고백이 담긴 노랫말로, 틱톡과 유튜브 숏츠, 인스타 릴스 등 각종 SNS 숏폼에서 BGM으로 사용되면서 인기를 얻은 곡이다. 중독성 강한 비트와 그루브 넘치는 멜로디에 다들 푹 빠진 눈치! 하지만 강사의 시범을 보는 순간 “이걸 우리가 한다고?!” 하는 마음에 모두의 눈에서 동공지진이 일어났다. 짧은 노래지만 박자가 많이 쪼개져 있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강사의 말에 다들 호흡부터 가다듬는다. 예사롭지 않은 선곡에 기본기 동작부터 삐걱거리며 생애 첫 댄스 수업의 포문이 열렸다.
디테일 장인으로 소문난 강사가 매의 눈으로 하나하나 동작을 교정해줘 진도가 훅훅 나아간다.

Just do it! 우리에겐 ‘흥’과 ‘뽐’이 있다

갓 태어난 송아지처럼 겅중겅중 뛰는 최광재 주임 옆에서 비슷한 레벨의 백승민 주임이 숨이 넘어가게 웃는다. “오~ 좀 되려고 하는데?!” 자화자찬하며 스텝을 밟는 현성빈 주임은 시종일관 “된다! 될 것 같다!”라는 추임새로 모두의 용기를 북돋웠다. 덕분에 스웨그 넘치는 표정들은 강사마저 감탄을 내두를 정도! 혼자가 아니라 넷이 하니 없던 자신감도 생긴다.
“틀려도 괜찮으니 자신감 있게 뻗으세요! 나이스!!”
둠칫둠칫 음악에 몸을 맡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본인도 예상 못한 발군의 리듬감으로 강사로부터 ‘아이돌 센터급 재능’을 인정받은 고도현 주임이 전면에 나섰다. 이제부턴 반복만이 살길이다. 느린 속도로 구간 연습을 이어가며 한 동작씩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나가는 네 사람. 잘 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강사의 조언에 거울 속 나와 눈을 맞추고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박자가 자꾸 틀리고, 다음 스텝을 번번이 까먹지만, 차근차근 반복하니 몸에 익는 게 신기하다. 문제는 팔·다리·어깨·허리·손끝·발끝으로 나눠서 배운 동작들을 ‘모두 이어서’, ‘원래 박자로’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원 앤 투 앤 쓰리 앤 포!” 카운트에 돌입한 강사의 지휘에 따라 4인 4색 버라이어티 춤판이 재개됐다.

인생취미 발견! 스웨그 살아있네~

거울 앞에 선 ‘코미포 아이돌’의 표정이 비장하다. 대미를 장식할 숏츠 제작에 앞서 진지하게 군무 동선을 점검하는 네 사람. 사실 잘 못 춰도 좋다. 뚝딱뚝딱 삐걱거리는 모습도 잘만 찍히면 세상 무해한 매력으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무한반복과 피, 땀, 눈물로 마침내 완성한 숏츠 촬영! “포인트도 잘 짚고, 음악의 강약을 파악해 동작으로 잘 표현했다”는 강사의 칭찬에 피로가 싹 풀린다. 슬릭백 챌린지부터 스모크 챌린지까지, SNS 춤판에서 유행한 모든 챌린지를 섭렵하자는 약속에 힘이 실린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해보면 안다. 잘 추고 못 추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해보자!”는 도전 정신이 챌린지 자체를 빛나게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재밌는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나날! 일상에 새로운 재미 하나가 더해졌다.

“무섭게 생긴 최광재 주임이 세상 진지한 얼굴로 열심히 춤추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보였어요. 다음 목표는 중부가요제 출전! 관절 건강이 허락하는 선에서 맹연습하겠습니다!”
KOMIPO 기술연구원 디지털솔루션실
고도현 주임
본사 재무개선처 재무예산실
최광재 주임
“동기들이 이렇게 스웨그 넘치는 친구들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네요. 춤을 춰본 적이 없어 모든 동작이 어려웠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춤에 미쳐본 것 같아 짜릿했습니다.”
“이미 두 번이나 무대에 함께 올라본 백승민 주임과는 서로 춤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고 있었죠. 최광재·고도현 주임과는 처음 합을 맞춰봤는데, 리듬에 몸을 맡기며 춤을 즐기는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본사 재무개선처 출자관리부
현성빈 주임
본사 조달협력처 LNG수소실
백승민 주임
“작년에 회사 장기자랑 대회에 함께 나갔던 현성빈 주임이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춤을 배울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인생 취미’를 발견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