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그린협동조합

지구는 하나뿐이니까
초록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엄마의 고민과 뜻을 함께한 사람들의 용기가 큰 변화를 만들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더 좋은 세상! 이지연 대표에게 함께그린협동조합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꼭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선택하고, 실천하는 곳인 꼭꼭가게에서.

상생을 꿈꾸며

글. 정소영 사진. 박미나

함께그린협동조합 이지연 대표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모여

시작은 2018년 아산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부터였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위해 엄마들이 모임을 가졌고, 그렇게 품앗이 육아를 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던 중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했다. 마스크 품귀현상을 지켜보던 모임의 누군가가 ‘마스크를 기부해보자’는 의견을 냈고, 3일 만에 700여 개의 마스크가 모이고 아이와 아빠들까지 동참했다. 이것이 바로 전국 최초로 진행된 ‘마스크 기부캠페인’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기관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마스크 기부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기까지 했다. 엄마들의 용기와 실천이 사회적 가치로 확장된 것이다.
“마스크 기부캠페인은 저희에게도 감동이었어요.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지 몰랐거든요. 용기가 생겼고, 더 의미 있는 활동을 해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쉽지 않았어요. 코로나19가 좀처럼 끝나지 않더라고요. 아이들의 개학도 연기됐죠. 학교가 문을 닫으니 학교 급식에 사용되어야 할 농산물이 폐기되었어요.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누군가 ‘주민들이 공동으로 농산물을 구매하자’는 의견을 냈죠. 예상대로 주민도 농부도 모두 만족했고, 큰일을 해낸 것 같아서 정말 뿌듯했어요.”
그렇게 4년여간 활동이 계속되면서 아파트 주민공동체는 가치 있는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해 ‘함께그린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함께 그리는 초록 세상

함께그린협동조합은 설립 후 생태환경교육에 집중했다. 아산의 한 마을에서 비닐하우스 없이 작물을 재배하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껴 노지에 열대과일을 재배하는 등 작물을 이용한 경험 위주의 교육을 진행했다.
현재는 ‘일상생활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이 제로가 되도록 하자’라는 미션을 가지고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는 용품들을 판매하는 제로웨이스트숍 ‘꼭꼭가게’를 운영 중이다. ‘꼭 필요한 물건을, 꼭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나누자는 약속’이라는 의미에서 ‘꼭꼭가게’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커진 만큼, 매년 제품도 많아지고 있는데, 특히 충남 농산물을 활용한 비누가 인기다. 이 제품은 한국중부발전의 친환경 제품 개선 지원사업을 지원받아 FSC 포장과 콩기름 인쇄로 친환경성을 더욱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함께그린협동조합은 2023년 11월 한국중부발전과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에서 주관한 KOMIPO 소셜그라운드 ESG 경영 우수기업에 선정되었다. 이지연 대표는 7개월간의 평가기간이 개인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KOMIPO 소셜그라운드 평가 준비를 하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이전에는 활동에 대한 의미를 고려했다면, 평가를 준비하면서 사회적 성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하게 되었어요. 혼자였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르는데,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었어요. 한국중부발전의 다양한 지원 사업은 저희에게 굉장한 활력소입니다.”
이지연 대표는 더 많은 사람이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주는 플라스틱을 줄이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길 원한다. 낯설고 겪어보지 않았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한번 실천해 보고 도전해 보는 것. 그것이 이 세상을 구하는 방법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