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터치와 다채로운 컬러, 입체적인 질감. 새하얀 캔버스에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더하면 나만의 작품이 완성된다. 보령발전본부 입사 동기들이 모여 그림 그리기에 도전했다. 선명한 그림부터 귀염뽀짝한 캐릭터, 우아한 백드롭 페인팅까지. 일상을 한결 풍성하게 ‘채색’한 시간을 따라가 봤다.
취미가 뭐예요?
글. 김주희 사진. 조병우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입사 동기만큼 든든한 존재도 없다.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기만 하던 시절을 함께하며 의지하고 힘이 되어준 사이기 때문이다. 얼굴만 봐도 반가운 네 사람이 모였다. 2021년도
하반기 입사 동기, 보령발전본부 제2발전소 발전운영1실 이아영 주임, 제3발전소 기계기술부 이재근 주임, 친환경발전소 저탄장건설부 양보현 주임, 연료운영처 하역기술부 오태욱 주임이다.
“네 사람 모두 타지역에서 보령으로 온 터라 연고가 없었는데요. 서로 기쁜 일은 함께 나누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위로하며 동료애를 돈독하게 다져왔습니다. 각자 속한 부서가 달라 평소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2025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체험을 함께 해보고 싶었어요. 예술 체험은 접하기 힘든데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양보현 주임의 초대에 임한 동기들이 도전할 미션은 아크릴화다. 수채화와 달리 아크릴화는 건조 후 덧칠하는 과정을 거친다. 실수에 연연하지 않아도 돼서 미술 초보자가 도전하기 좋다. 물을 이용해
농도를 조절해 거친 질감부터 맑은 질감까지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장점. 50여 가지에 이르는 색색깔의 물감과 새하얀 캔버스를 마주하니 설렘이 더욱 커진다.
아크릴화에는 여러 가지 표현 기법이 있다. 오늘은 기본적인 기법인 레이어링을 통해 색을 겹쳐 쌓으면서 풍성한 색감을 표현할 예정. “아크릴 물감은 일반 물감보다 꾸덕꾸덕한 것이 특징이며 물 조절이
관건입니다. 2번 정도 칠해야 균일하게 컬러가 나온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전문가의 가이드에 따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림의 주제는 자유롭게 선정했다. 집 안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하고 싶은 양보현 주임은 겨울 밤하늘 배경의 크리스마스트리를, 이재근 주임은 식물을 선택했다.
“자연 풍경을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자주 보러 가지 못했거든요. 싱그러운 식물 풍경을 걸어두고 싶었어요. 집에서도 그림을 바라보며 힐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캐릭터 짱구를 그리기로 한 오태욱 주임. “쉬워 보여서 선택했어요”라는 유쾌한 말에 일동 웃음이 터졌다. 이아영 주임은 백드롭 페인팅에 도전한다. 백드롭 페인팅이란 아크릴 물감과 나이프를 활용해
거친 질감을 표현한 그림을 말하는데, 추상적이며 오묘한 매력이 특징이다.
“특별한 추억이 담긴 사진을 그림으로 기억하고 싶었어요. 사진에 담긴 보라색과 노란색, 흰색을 활용한 백드롭 페인팅을 완성할 거예요. 은박 가루를 뿌려 은은한 반짝임도 더할 예정입니다.”
각자 섬세한 손길을 더하며 작품을 완성해 간다. 고등학교 이후 미술 작업이 처음이라는 양보현 주임이 과감한 붓놀림으로 슥슥, 바탕을 칠해 나가자 모두 놀란다. “벌써 절반을 다 완성하다니!
시원시원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네요(웃음).” 이재근 주임은 식물의 잎을 채도와 명도가 각기 다른 6가지 초록으로 표현하는 데 몰두한다. 어떤 색깔들을 조합하고, 물의 농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표현되는
만큼 신중을
기한다.
그림은 자기표현의 수단이기도 하다. 오태욱 주임은 창의성을 발휘한다. 도안의 그림과 달리 선을 더한다든지, 그림의 외곽을 따라 테두리 디테일을 살린다든지 자신만의 감각을 더했다. 이아영 주임은 붓이
아닌 페인팅
나이프를 활용해 거친 질감을 표현한다. 속도와 힘 조절에 따라 다른 질감이 표현되는 게 신기하다. 네 사람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림의 매력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다.
어느덧 하얀 캔버스가 색색깔로 채워진 작품이 완성되었다. 자신의 손길로 만든 작품을 바라보는 네 사람의 얼굴에 뿌듯함이 감돈다. 새해 나를 위한 선물이 제법 만족스러운 눈치다. 오태욱 주임이
“동기들이 모이면 늘
재밌는데, 오늘은 그 즐거움이 2배가 된 것 같아요. 쉽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해내서 기쁩니다. 앞으로 회사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을 때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물감을
덧칠하면서 원하는 색감을
만든 것처럼, 업무 역량을 끊임없이 강화하면서 더 성장하겠습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동기를 ‘아지트’라고 표현한 이재근 주임 또한 “잠시나마 마음을 터놓고 동기들과 쉬어갈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동기 얼굴을 떠올리며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양보현 주임과 먼 훗날까지
잊지 못할 추억을
품었다는 이아영 주임까지. 평범한 하루 속 나만의 보물 같은 세상을 찾아간 여정은 또 다른 행복으로 남았다.
붓 말고 나이프를 활용해 그림을 완성하는 건 처음인데요. 색감과 질감으로만 느낌을 표현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정해진 답 없이 자유롭게 손 가는 대로 작업에 임하면서 기분 전환할 수 있었어요. 오늘의 좋은 에너지 덕분에 새해 더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만화 캐릭터 짱구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잖아요. 저 또한 짱구처럼 즐겁게 회사 생활 하려고요. 지금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새해까지 이어지는 업무를 무사히 잘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복잡한 머릿속을 비울 수 있었어요. 결과물을 보니 보람이 느껴집니다. 특히 동기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은 것 같아 즐거워요. 서로 필요할 때 달려 나오는 존재가 있다는 게 새삼 든든합니다. 새해에도 종종 모여서 의미있는 시간 보냈으면 좋겠어요!
색감의 미묘한 차이를 구현해야 하는 작업이 어려웠지만 완성하고 나니 뿌듯합니다. 업무가 달라서 동기들과 어울릴 시간이 부족했는데, 편안한 분위기에서 특별한 체험까지 함께하니 더욱 즐거웠어요. 에너지 충전 제대로 했으니, 새해에는 더 열심히 달려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