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만나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18사번 동기들이 이번에는 도자기 만들기를 하며 색다른 추억을 쌓아보기로 했다. 직군도, MBTI도, 나이도 모두 다른 네 사람은 재밌는 걸 함께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도 한마음이니까! 오랫동안 집중해서 빚어내야 하는 도자기를 만들며 이들은 다짐했다. “퇴직할 때 머니건에 보령사랑상품권 넣어서 쏴줄 테니까 그때까지 함께하자!”라고 말이다.
취미가 뭐예요?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늦더위가 아직도 존재감을 드러내던 날, 18사번 동기 네 사람이 군산의 한 도예공방을 찾았다. 그 주인공은 신서천발전본부 경영기획부 차지연 주임, 보령발전본부 (2발) 발전운영1실 김유진 주임, 보령발전본부 (2발)
화학기술부 권서안 주임, 보령발전본부 (3발) 화학기술부 차효주 주임이다.
“저희는 모두 18사번 동기입니다. 보시다시피 직군이 달라요. 보통 동기면 같은 직군끼리 어울리기 쉬운데, 저희는 모여서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면서 친해지게 됐어요. 20대 때 입사해서 30대에 접어들었으니
오래됐죠!” 권서안 주임이 네 사람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옆에서 듣던 차효주 주임이 한마디 거든다. “각자 다른 직군인데 이렇게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가게 될 줄 몰랐어요. 그래서 더 소중한 조합이랍니다.” 오랜
인연의 네 사람은 이번에 도자기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예전만큼 자주 모이지는 못하지만, 모인 날은 ‘제대로’, ‘재미있게’ 놀아줘야 한다는 게 그녀들의 신조이기 때문. “작은 컵 정도 만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물레로 하는 건 처음이라 많이 설레요.” 차지연 주임의 기대감이 섞인 한마디와 함께 이들의 우당탕탕 도자기 만들기가 시작됐다.
차지연, 김유진, 차효주 주임은 물레를 이용한 도자기 만들기를, 권서안 주임은 1차로 구워진 흰색 그릇에 직접 디자인을 하는 핸드 페인팅을 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네 명이 나란히 테이블에 앉아 강사의 도자기에 대한
설명을 듣기로 한다. “도자기는 도기와 자기를 합친 말이에요”라는 강사의 별것 아닌 설명에도 장난스러운 눈빛을 주고받으며 깔깔 웃어 보이는 네 사람. 그저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는 게 감지된다.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물레 3인방은 물레 앞으로, 권서안 주임은 테이블에 앉아 페인팅 준비에 들어갔다. 차지연, 김유진 주임은 면기, 차효주 주임은 다도세트, 권서안 주임은 하트 모양이 세트를 이룬 접시를 만들
계획이다.
“우와, 느낌이 너무 좋은데요!”, “선생님 근데 하다가 망하면 어떡하죠?”, “앗, 누가 내 머리 좀 묶어줘!”라며 한바탕 시끄러워진 물레팀. 그에 반해 권서안 주임은 평화롭게 핸드 페인팅에 몰두한다. 곧 태어날
아이의 태명도 쓰고, 남편 이름도 새긴 접시를 하나씩 예쁘게 칠해 갔다.
초반의 시끄러움과 달리 이제 물레가 손에 익었는지, 물레팀은 조용히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중에서도 손재주가 제일 좋다고 인정받은 김유진 주임은 눈에 띄는 실력을 보여주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세도 제일
좋고, 모양도 좋은데요?”라는 강사의 말에 세 사람 모두 김유진 주임의 작품을 보며 “오! 역시 잘했다~!”라며 칭찬했다. 김유진 주임은 신난다는 듯 “사진 작가님! 저 좀 찍어주세요!”라면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에 바쁘다.
차지연, 차효주 주임도 탄력을 받아 열심히 집중했으나 “앗! 망가졌어요. 선생님. ㅠㅠ”이라며 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곤 이내 감을 잡았는지 열심히 다시 물레에 시선과 손끝을 집중한다. “이게 멋있게만
보였는데 보통 힘든 일이 아니네요”라는 차지연 주임의 말에 차효주 주임도 도자기에 관한 추억을 하나 꺼냈다. “제가 작년에 도자기 박물관 가서 예쁜 도자기를 몇 개 샀는데요. 그때는 값이 왜 이렇게 비싸나 했는데,
직접 해보니까 비싼 이유를 알겠어요.” 그러고 나서는 다시 막바지 작업에 몰두했다.
몇 번의 실패와 망설임 끝에 드디어 모두가 감탄할 만한 작품들이 탄생했다. 네 사람이 만든 작품은 구워져 각자의 집으로 배송될 예정이다. “선생님의 손길이 많이 닿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완성한 걸 보니 뿌듯하다”라며 입을 모은다. 그리고 나서는 “다음에는 뭐하고 놀지?”라며 계획을 세워본다. 권서안 주임은 가죽가방 만들기, 차지연 주임은 댄스 배우기, 차효주 주임은 꽃꽂이, 김유진 주임은 여행가기···. 서로의 직군과 성격만큼이나 해보고 싶은 것도 다 다르지만, 네 사람은 걱정하지 않는다. 함께 해줄 든든한 동기들이 있으니까! 입사 초기 서로의 생일을 챙기느라 매달이 파티였던 것처럼, 이제는 서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함께 하면서 또 다른 파티를 열어갈 참이다. 거기에 마라샹궈, 요아정 그리고 수다까지 곁들이면 파티는 더욱 완벽해지겠지?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들만 빼곡한 이들의 다음 파티타임에 <중부가족>도 초대받을 수 있기를! 30대로 접어든 지금이 더 귀여운 18사번 써티큐티 네 사람이 영원히 귀여움 잃지 말고, 퇴직까지 함께 하기를 바라며, 이들의 N번째 추억 만들기를 마무리한다.
물레는 처음이었는데 흙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그런지 승모근을 많이 쓰게 되네요(웃음). 정성스레 만든 그릇이 망가질 때 동기들과 깔깔거리면서 넘기니 안타까움보다 재미가 더 커졌어요. 이 그릇에 밥을 먹을 때마다 동기들이 생각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동기들이랑 해보고 싶었던 도자기 체험을 해서 뜻깊었고요. 뱃속에 있는 야옹이랑 태교에 좋은 체험도 하고 좋았어요. 제가 원래 컬러풀한 걸 좋아하는데, 알록달록 색깔을 마음껏 칠해볼 수 있어 재밌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해서 너무 즐거웠고요. 종종 이런 모임 자주 가지면 좋겠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쭉 회사 다녀주세요!
제가 만든 게 똥이 되는 순간이 슬프기도 했지만, 그걸 동기들과 함께 지켜보니 또 마냥 기쁘더라고요. 앞으로도 동기들과 즐거운 추억 많이 쌓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