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다쳤을 때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는 곳.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곳. 화재의 순간에도 선봉에 서서 진압하는 곳. 무엇보다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을 책임지는 곳. 바로 보령발전본부 안전품질실이다.
“항상 시끄러운 부서입니다.” 조용할 날이 없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찾은 안전품질실. 그런데 이게 웬걸. 문을 열고 들어간 안전품질실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타다닥! 직원들이 두드리는 자판 소리만 경쾌하게 들릴 뿐.
그런데 시간이 5분 정도 지났을까.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띠리링~ 누군가의 자리에서 전화벨이 울리더니 이내 다른 자리에서도 전화가 요란하게 울려댔다. “안전 및 보건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사내 도급하려는 경우에는….” 김한중 대리가 누군가와 올해 1월부터 바뀐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네? 사람이 쓰러졌다고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누군가의 전화를 받은 김재형 차장이 김수자 보건관리자, 최미진 간호사와 함께 현장으로 긴급 출동했다. 현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갑자기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졌고, 연락을 받은 안전품질실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응급조치 후 환자를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한 것이다. 다행히 환자가 금세 회복했다고 전화를 받은 뒤에야 최일호 부장과 마주 앉아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죠? 본부 내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안전품질실로 전화가 오니깐 항상 시끌벅적합니다.”
보령발전본부 안전품질실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직원들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안전관리, 현장안전 전문가활동, 안전교육, 재난·소방·방재관리, 그리고 근로자의 보건관리 등이다.
보령발전본부에 거대한 소방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마다 포즈를 취하며 소방차 주위를 둘러싼 직원들. 간호사들은 흰 가운을 챙겨 입었고, 코미포 2119를 관리하는 직원은 소방대원 복장까지 착용했다. 귀찮을 법도 한데 장난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전문가의 여유가 느껴졌다. 최일호 부장은 사보 촬영을 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부서원 모두 함께하니깐 한 가족 같아서 좋네요. 인원이 많다 보니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안전품질실의 인원은 무려 25명. 설비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기술과’를 비롯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안전운영과’, 사업소의 재난발생을 대비하는 ‘재난소방과’, 공정안전관리를 체계화해 사고를 막는 ‘PSM과’, 품질경영시스템의 계속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품질관리과’, 올 2월에 신설된 ‘보건관리과’까지, 과도 6개나 된다. 박상준 차장은 팀워크를 위한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처럼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기는 어렵지만 매주 수요일에 족구나 풋살을 하면서 단합을 다지고 있어요. 등산, 골프, 요가 등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이기도 합니다.”
재작년 발생한 타 발전소의 안전사고로 전국의 모든 화력발전소가 힘든 한 해를 보냈던 2019년. 안전품질실은 큰 과오 없이 20번이 넘는 대외기관의 조사와 점검을 무사히 마쳤다. 그 기간 동안 철저하게 안전과 품질을 업그레이드시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때 내공이 쌓인 걸까. 안전품질실은 위기상황대응실로서 코로나19를 예방하고 확산되는 것을 막으며 누구보다 뜨겁게 2020년을 보내고 있다. 최미진 간호사는 직원들에게 나눠줄 마스크를 구하느라 보령 시내 약국을 몇 날 며칠을 돌아다녔다고.
“와글바글 게시판에 고생을 알아주는 글이 올라오면 힘들었던 게 사르르 풀리곤 합니다. 다행히 보령에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어요. 보령발전본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더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안전품질실은 2019년 12월에 안전체험장을 준공하며 중부발전 안전교육의 메카로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재형 차장은 보령발전본부 안전품질실을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해로 만들겠다며 각오가 대단하다.
“안전체험장은 VR 안전체험시설을 갖추고 있어 체험으로 사고예방이 가능합니다. 작업현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고 안전문화가 장착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바라는 건 안전품질실에 전화가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무소식은 곧 무사고를 의미하는 거니까요.”
안전, 재난, 품질, 보건 등 직원들의 안전과 설비의 품질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노력 중인 안전품질실 직원들. 이들이 있기에 보령발전본부는 오늘도 이상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