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부발전은 사내벤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내의 기술역량을 활용하여 공기업으로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제도개선과 투자, 홍보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사내벤처로 법인설립을 하고 발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원플랜텍 대표인 함창우 차장을 만났다.
한국중부발전의 사내벤처 시행 배경에는 정부의 신기술·신사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정책과 더불어 한국중부발전의 중소기업 동반성장을 향한 강한 의지가 있었다. 중부발전은 사내벤처와 창업제도를 도입하면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창업아이디어 공모전을 추진했다.
지난 2018년 4월에 실시한 사내벤처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친환경에너지ㆍ신재생에너지ㆍ안전부문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한데 모였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선정된 아이디어 중 하나가 바로 지금의 원플랜텍을 있게 한 ‘친환경 온배수 방류구 거품 제거장치(이하 거품 제거장치)’다.
“발전소의 공정과정에는 냉각수가 필수적입니다. 냉각수의 소요량이 방대하므로 보통 해수를 이용해 기기를 냉각하고 사용된 해수를 다시 바다로 방류합니다. 그런데 해수 속 플랑크톤 등의 해양미생물 사체가 낙수 차에 의해 황색 거품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 거품은 인체에 무해하지만, 주변의 양식장과 어업 작업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꾸준히 민원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소는 그동안 소포제를 사용해 거품을 제거해왔다. 하지만 소포제의 주성분인 디메틸폴리실록산은 해양환경관리법 해양방류금지물질 Y류로 지정되어 있다. 무해한 거품을 없애기 위해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신보령발전본부 사회가치혁신실 일자리창출부 함창우 차장함창우 차장은 이러한 모순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존의 소포제를 사용한 화학적 처리 대신 진공청소기처럼 거품을 빨아올리는 물리적처리로 전환하면 해양환경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해양미생물 발생시기는 계절과 관계없이 1년 내내 나타나기 때문에 거품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면 해양환경 보호에 큰 이점을 불러올 수 있었다.
이렇게 설립된 원플랜텍은 사내벤처 인큐베이팅 기간을 통해 예비창업 단계를 거쳐 사업기반을 다졌다. 기술개발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비롯해 제도적인 지원도 받았다. 그 결과 거품 제거장치 관련 국내 특허 2건(그중 1건은 한국중부발전과 공동 보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해외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이미 신보령발전본부에 친환경 거품 제거장치를 설치하고 시운전도 진행하고 있어 국내외의 관심이 뜨겁다.
원플랜텍은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기업으로 성장하여 인류의 공영을 이루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꾸준히 사업을 보완하고 있다.
“현재 거품 제거장치는 거둬들인 거품을 해수면 아래로 방류하여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거품의 주된 성분인 단백질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면 새로운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리고 발전소마다 방류구가 달라 거품 제거장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매번 새로운 설계를 구상해야 하지만, 이 점을 보완하면 발전소나 사업계에 적용하기가 훨씬 용이해질 겁니다.”
함창우 차장은 거품 제거장치 외에도 환경과 안전 분야의 기술개발을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각종 산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바닥 재인 그레이팅이다.
그레이팅은 안전에 취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정비 또는 공사 등을 위해 설치된 그레이팅 일부를 제거했을 때 형성되는 개구부 때문입니다. 개구부에는 법에 따라 추락 방지 방호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구조적 특성상 설치하기가 어려워 방호장치가 개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취약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설치와 해체가 손쉬운 그레이팅용 조립식 추락 방지 방호장치를 개발 중입니다.”
사내벤처로 시작하여 순항 중인 원플랜텍은 또 다른 사내벤처를 꿈꾸는 중부발전 직원들에게 중요한 롤모델이 되고 있다. 함창우 차장은 사내벤처를 수행하길 원하는 직원들에게 무엇보다 ‘관심’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사내벤처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분야에 지원해야 할 지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원플랜텍은 작은 관심과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함창우 차장은 담당 업무가 아니었음에도 소포제로 거품을 제거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자신만의 솔루션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성공적으로 사내벤처를 설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