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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돼서 다시 읽은 동화
일상의 발견

어른이 돼서 다시 읽은 동화

글 아이콘글. 박영화
일상의 발견02

“<어린왕자> 결말이 뭐였지?”
친구의 물음에 순간 멍해졌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린 내용으로 시작한 건 기억이 나는데,
바오밥나무와 사막여우, 장미꽃이 나왔던 기억도 나는데,
어린왕자는 결국 어떻게 됐지?

어릴 적 읽었던 <어린왕자>를 다시 펼쳤다.
첫 문장을 마주했을 때 전해지는 두근거림.
어린왕자가 여섯 개의 별을 여행하는 동안
나도 함께 우주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여우의 말이
어른이 되고나니 온전히 와 닿았다.

그리고 그토록 궁금했던 결말은
어린왕자는 독사에게 발을 물려 죽은 게 아니라
장미꽃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별로 돌아갔다는 것이고
순수한 마음을 잃지 말자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

결말이 궁금해서 다시 읽게 된 <어린왕자>.
이미 읽었던 책인데도 새롭게 느껴지는 건 뭘까.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책 속에서 만난 문장들이
마음에서 며칠을 돌아다녔다.

감동적인 소설책을 읽으며 훌쩍거리고,
추리소설에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하고,
만화책을 보다가 킥킥거리게 되는,
책이 좋은 데는 수만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게 책을 읽는다는 건
특별한 곳을 여행한 것처럼
설레는 일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