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엔 어른이 되면 뭐든지 가능하고, 고민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어른이 되니 다시 어릴 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들곤 한다. 때때로 뭐든지 홀로 책임져야 하는 어른의 무게가 버거웠으니까. 어른과 아이 그 중간에서 삶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어른이를 위한 동화를 소개한다.
글·그림. 이진희 / 펴냄. 글로연
아름다운 뿔을 가진 사슴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그 아름답던 뿔 하나가 갑자기 사라졌다. 깊은 슬픔에 빠져있던 사슴은 기운을 차려 뿔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사슴은 과연 잃어버린 뿔을 찾을 수 있을까? 잃어버린 뿔을 찾아 떠난 사슴의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책 <어느 날 아침>.
사슴은 여행 속에서 마음이 따뜻한 친구들을 만나며 조금씩 힘을 얻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사슴은 반쪽을 잃어버린 슬픔에 울고 있는 달을 만난다. 어느새 사슴은 친구들에게 받았던 위로와 격려를 달에게 건네줄 만큼 씩씩해졌다.
뿔을 찾아 여행을 계속하던 사슴이 가지고 있었던 나머지 뿔마저 떨어져버린다. 뿔이 하나도 없어진 사슴은 덤덤히 숲속에 있는 자신의 유리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는데…. 잃어버린 뿔을 찾으려고 애쓴 노력의 시간이 있었기에, 그 속에서 만난 친구들의 따뜻한 위로가 있었기에 사슴은 더 이상 슬프지 않다.
글·그림. 잔디어 / 옮김. 정세경 / 펴냄. 다림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마리는 남편 조지가 집에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문밖을 내다보니 어디론가 가고 있는 조지가 보인다. 마리는 조지의 이름을 크게 불렀지만, 조지는 듣지 못한 듯 대답도 없이 길을 떠나고 있다. 마리는 조지를 찾기 위해 홀랜드 파크, 박물관, 버킹엄 궁전, 바비칸 센터 등 조지의 발걸음을 따라 런던의 이곳저곳을 뒤따라간다. 조지는 대체 어디를 가는 걸까? 마리는 조지를 만날 수 있을까?
마리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따뜻한 색감의 색연필화로 표현된 런던의 이곳저곳을 만날 수 있는데, 대만에서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 잔디어가 실제 런던 유학 시절 주말마다 들렀던 곳들이라고 한다. 작가는 우연히 한 노인 부부가 벤치에 앉아 함께 그림책을 감상하는 모습을 보고, 그 광경에 감동해 사랑과 추억에 관한 이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여 애틋한 사랑과 기억, 추억이라는 소재를 예상치 못한 ‘반전’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