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중부가족 로고

불멸의 고전에 빠지다
이불 밖은 위험해

불멸의 고전(古典)에 빠지다

정답 없는 세상에서 삶의 해답을 구하는 사람들이 고전(古典)을 찾고 있다. 고전이란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높게 평가되는 작품을 뜻한다. 당대 불후의 명작을 긴 호흡으로 감상하다 보면, 이전엔 미처 몰랐던 감정들이 말을 걸어올 것이다.

글 아이콘글. 윤진아
이불 밖은 위험해 02

[고전 음악] 수 세기 전 천재 음악가가 건네는 다정한 위로 <사계> ‘봄’ 1악장

클래식 음악은 늘 우리 곁에 있어왔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은 누구나 아는 친숙한 선율이다.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휴대전화 통화대기음으로, 광고 배경음악으로 종종 들어봤음직 한 ‘봄’ 1악장은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선율로 사랑받아 왔다.

<사계>는 사계절을 묘사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비발디는 4개의 협주곡을 바이올린 독주와 소규모 오케스트라용으로 작곡했는데, 대담한 리듬과 모티프, 인상적인 테마로 고전파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비발디는 계절마다 음악을 설명하는 소네트(짧은 시로 이루어진 서양시가)를 악보에 써넣었다. ‘봄’의 소네트 첫 구절은 “드디어 봄이 왔다!”라고 적혀 있다. 1악장 바이올린 독주는 ‘새가 노래하는 소리’라는 지시문으로 시작한다. 독주 연주자가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연상할 수 있도록 연주하고, 오케스트라의 여러 파트 연주자를 입체적으로 배치해 마치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소리처럼 들리게 했다.

클래식에 대해 막연한 거리감이나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마음을 열고 고동치는 봄의 속도와 환희를 느껴보시길. 시대가 변해 이제는 꼭 공연장에 가지 않더라도 스트리밍 플랫폼에만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든 이 불후의 명곡을 감상할 수 있다. 수 세기 전의 천재 음악가가 들려주는 ‘지금 이 계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우리의 메마른 일상을 음악 한 곡이 얼마나 촉촉하게 채워주는지 알게 될 것이다.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 각 곡이 3악장으로 구성된 전체 12곡이다.

이불 밖은 위험해 03

[고전 영화] 일생에 한 번은 채플린을 만나자 <키드>(The Kid)

찰리 채플린이 제작, 감독, 주연한 흑백무성영화 <키드>는 1921년 1월에 공개됐다. 꽉 끼는 재킷에 헐렁한 바지, 낡은 구두에 중절모를 쓰고 지팡이를 든 채 뒤뚱뒤뚱 걸어가는 채플린의 모습은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전해준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채플린의 명언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유년시절, 양을 쫓는 광경을 보고 배꼽 잡고 웃다가 잡힌 양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걸 보고 엉엉 울었던 채플린은 일찍이 삶의 복합적 진실을 깨달았던 듯하다. 영화 속 채플린은 때로는 무시 당하지만, 결코 쭈그러들지 않고 우스꽝스러운 슬랩스틱으로 얼렁뚱땅 위기를 넘기며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이불 밖은 위험해 04

[고전 문학] 무너진 질서 속 새로운 자신을 세워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의 대표작이자 가장 독특한 책으로 꼽히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1883년에 출간되어 10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독자의 찬사를 받았다. 스스로를 ‘망치를 든 철학자’라 명명한 니체는 “신은 죽었다”며 기독교적 윤리를 거부하고 규범과 사상을 깨고자 했다. 생과 죽음, 덕과 악덕, 죄와 순결 등 차라투스트라가 겪는 삶의 문제는 결국 우리의 문제로 돌아온다. 이 같은 문제를 던지면서 니체는 결코 해답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스스로 성찰하도록 끊임없이 자극한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과거의 질서에 얽매인 자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자기를 획득하라!”고 독려한다. 2021년, 뉴노멀 시대의 무너진 질서 속에서 새로운 일상을 꾸려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더없이 유용한 주문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