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층의 낮은 건물이 즐비한 보령. 오가는 이들도 어르신이 대부분이라 그들에 맞게 시장이 형성되었다. 그런데 지난 1월 18일 이곳에서는 조금 생소한 업종의 가게가 오픈했다. 세탁소도 빨래방도 아닌 보령의 첫 번째 신발 전문 케어샵인 ‘아일랜드 슈사인’이다.
한국중부발전은 보령시와 함께 전통시장 원도심으로 젊은 고객층을 유입할 수 있는 청년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프로젝트 ‘꿈을 펼쳐 보령’을 추진 중이다.
멋진 운동화만 있으면 행복한 소년이 있었다. 어느덧 소년은 스물여덟 청년이 되었고, 김성호 사장의 신발 사랑은 여전해 초등학생 때 운동화도 지금껏 보관하고 있단다. 아끼는 신발을 오래 신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게 속상했던 그는 신발의 세탁법과 관리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아일랜드 슈사인의 구상은 그때부터 시작된 거다.
“운동화 세탁법이나 보관법을 찾아보고 직접 실행에 옮기면서 오래 신을 방법에 대해 고민했어요. 그러다 운동화 판매 및 신발 케어를 하는 사촌형 가게에서 일하게 되었고 전문적인 신발 케어법을 배우게 되었어요.”
더러워진 신발이 새 신발로 탄생하고, 신상과 한정판 운동화가 가득한 사촌형 가게는 그야말로 신발 천국이었다. 청년은 좀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자신의 숍을 운영하기로 한 것.
자신처럼 신발을 진심으로 아끼고 좋아하는 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신발을 오래도록 신을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고향인 보령에서 제 꿈을 펼쳐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창업하기로 결심은 섰지만, 막상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때 한국중부발전의 청년창업 프로젝트 사업을 알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꿈을 펼쳐 보령’ 2기에 선정되었습니다.”
김성호 사장은 ‘꿈을 펼쳐 보령’ 2기에 선정 후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를 시작했다. 매장 위치선정부터 인테리어 디자인 구상과 설계, 공사업체 선정 등 준비할 게 너무도 많았다. 그에게 오픈 전 두 달여간의 창업 준비는 설레면서도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
“인테리어 분위기를 정하는 게 어려웠어요. 유명한 슈케어 브랜드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꾸밀지, 아니면 지역 분위기에 녹아들도록 해야 할지 등을 고민하다가 카페처럼 예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원해서 원목 인테리어로 결정했죠. 그간 고생으로 완성된 가게라 그런지 이제는 제집처럼 느껴집니다.”
오픈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짧은 기간에 SNS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고객보다 택배를 이용해 신발을 보내는 고객이 많아졌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생겼단다.
“외관만 보시고 들어오셔서 ‘카페냐’, ‘커피 되냐’라고 묻는 분들이 하루에 서너 분은 있으세요. 밤에는 술집으로 오해해 문을 두드리기도 하시고요. 사실 공간을 활용해 카페 운영을 병행할지 고민 중인데, 사람들이 오해하고 찾아주시니 실행에 옮겨볼까 봐요. 하하.”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김성호 사장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람들은 집콕 중이다 보니 신발을 신는 시간이 줄어들고, 케어받아야 할 신발 수도 점점 줄었기 때문. 김성호 사장은 코로나19라는 겨울이 끝난 뒤 많은 사람이 거리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화창한 봄이 오기를 바란다.
“SNS를 통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데, 다행히 신발을 맡기셨던 분들은 또다시 고객이 되어주세요. 옆 가게 사장님도 호기심에 신발 한 켤레를 맡겨주셨는데 만족하셨는지 또 다른 신발을 가져다 주셨어요. 정성을 다해 신발을 케어하다 보면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시고 고객이 되어주시리라 믿어요.”
현재는 많은 것이 낯선 청년창업가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며 안정을 찾고 있는 김성호 사장. ‘좋은 신발은 좋은 곳에 데려다준다’는 말처럼 아일랜드 슈사인 고객의 발길이 좋은 곳으로 향하게 되기를 바라본다. 그의 손길을 거쳐 더욱 빛날 신발을 신고서.
취급 품목 구두, 가죽 운동화 샴푸 케어 /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케어 / 가죽의 색감 및 변형 케어 / 구두, 운동화 외 가죽 제품 케어(가방, 벨트, 지갑 등) / 천연 재료를 우선시하여 피부에 민감한 유아, 청소년이나 피부질환 환자분들에게 효과적인 케어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위치 충청남도 보령시 현대상가길5 가동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