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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
다시 여행

꽃을 담듯 추억을 담다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

사랑하며, 아끼고 위하는 마음, 애정. 애정하는 누군가가 있거나 또 내가 누군가에게 애정을 받는다는 건 참 영광스러운 일이다. 어쩌면 사랑보다 더 친근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을지도. ‘영원한 애정’을 담은 튤립의 꽃말처럼,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전해볼까 한다. 따뜻한 봄날, 애정 가득한 두 친구의 추억이 담긴 그곳을 걸으며.

글 아이콘글. 임혜경 사진 아이콘사진. 정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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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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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한국중부발전에 입사해 2015년을 보냈습니다. 정신없는 직장생활을 하던 중 2016년이 되고나니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막상 입학하고 나니, 설렘보다는 ‘낯설기만 한 학교생활을 어떻게 견디지?’라는 생각이 더욱 짙어지더라고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때, 우연히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것도 고등학교 친구를 말이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학교에서 친구를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것 같았어요.

더 잘 맞았던 것은 회사는 다르지만 친구도 저와 같은 일을 하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더라고요. 공감도 잘되고 참 좋았어요. 원래도 친했지만, 대학교에서 다시 만난 덕분에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죠. 지금도 제일 친한 친구랍니다.

봄이 되니 대학시절 신입생 때 친구와 갔던 튤립축제가 생각납니다. 친구 회사에 놀러갔다가 근처에 튤립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갔거든요. 그 때 날씨는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구경하는 내내 눈도 제대로 못 떴더니 제대로 나온 사진이 별로 없답니다.

올해도 가고 싶긴 한데, 코로나19 때문에 마음뿐이네요. 파티션에 붙여놓은 그때 사진으로 추억을 대신해봅니다. 친구야 네 덕분에 힘들었던 시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고마워.

네 앞길에 꽃길만 있기를 언제나 응원해.♥

from. 신보령발전본부 제어기술부 김수비 사원

화훼 농가의 노력이 현실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 덕분에 시선이 가는 꽃 튤립. 튤립으로 가득한 곳을 걸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걷는 내내 아름다운 꽃이 펼쳐지면, 더없이 행복할 것이다.

충남 태안에 말 그대로 꽃길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바로 코리아플라워파크. 주식회사 네이처농업회사법인에서 운영 중인 이곳은 올해로 10년째 자리를 지키며 태안을 꽃 명소로 만들었다. 낙조가 아름다운 태안에 더 많은 사람이 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튤립, 여름꽃, 가을꽃을 전시하며 계절별로 운영하고 있다고.

‘언제나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는 화훼 농업인들의 생각이 10년째 현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 2012년 처음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을 당시 “화훼농가가 무슨 행사를 진행하느냐”라고 핀잔을 받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꽃밭을 일구었다.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자, 핀잔은 응원으로 바뀌었고 작은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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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에 말 그대로 꽃길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바로 코리아플라워파크. 낙조가 아름다운 태안에 더 많은 사람이 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튤립, 여름꽃, 가을 꽃을 전시하며 계절별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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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좋은 날 꽃길 위에서

어디론가 떠날 때는 하늘이 도와야 한다. 말인즉슨, 날씨가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몇 주 연속으로 주말 내내 비가 내리며 여행객들의 발을 묶었는데 모처럼만에 날이 좋았다.

튤립축제와 어울리는 맑은 날씨 덕분에 아름다운 튤립을 맘껏 볼 수 있었다. 어느 곳에서 쉬어도 넓은 부지를 가득 메운 튤립과 여러 꽃이 눈을 즐겁게 했다. 미국 스캐짓밸리, 인도 스리나가르, 터키 이스탄불, 호주 캔버라처럼 튤립이 유명한 곳과 견주어도 될 만큼 말이다.

분홍색 릴리로사, 주황색 후안, 러브송 등 각각 색과 종이 다른 튤립들이 가지런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새삼 깨달았다.

세상엔 정말 많은 종류의 튤립이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걸. 넘실대는 파도와 무지개, 라이온킹의 심바, 쿵푸팬더의 포, 정글북의 모글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을 가진 캐릭터를 다양한 색상의 튤립으로 형상화 했다. 형상화한 캐릭터를 찾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튤립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올라, 유채꽃, 벚꽃 등 다양한 꽃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조형물 하나하나에도 손수 심은 꽃들이 가득해 꽃 축제에 왔다는 걸 실감케 한다.

한편에 마련된 동물농장. 염소 울음소리에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는데, 양, 새, 토끼 등 여러 동물 친구들이 그곳에 함께 있었다. 사실 이름은 동물농장이라고 되어있긴 하나, 코리아플라워파크의 사육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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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릴리로사, 주황색 후안, 러브송 등 각각 색과 종이 다른 튤립들이 가지런히 모습을 드러냈다. 튤립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올라, 유채꽃, 벚꽃 등 다양한 꽃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조형물 하나하나에도 손수 심은 꽃들이 가득해 꽃 축제에 왔다는 걸 실감케 한다.”

다시 활기를 찾길

아무래도 꽃 여행을 떠나는 게 조심스러운 때다. 그래서인지 주최 측도 코로나19로 문을 열지 말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1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이니, 해마다 많은 성원을 보내주는 여러 사람들에게 보답하고자 문을 열었다고.

특히 이곳은 꽃지해수욕장 옆에 위치해 있어, 봄날의 여행코스로 제격이다. 꽃 축제를 둘러보다가 제법 더워져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꽃지해수욕장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축제장에서 바라보니 몇 명의 관광객들만 백사장을 거닐 뿐, 갯벌에는 한창 작업 중인 어부들과 조개, 고둥, 게를 잡으러 나온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세계튤립 꽃박람회에도, 꽃지해수욕장에도 여행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가득했을 텐데…. 일몰로 유명한 할미, 할아비바위를 바라보다 다시 꽃구경에 나섰다. 부디 여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어 꽃지해수욕장에도 이곳에도 사람들이 가득하길 바라본다.

다시 여행 11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
2021년 4월 9일 ~ 5월 10일까지
충남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안로 400
인스타그램 @koreaflowerpark
블로그 https://blog.naver.com/koreaflower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