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난 후의 여름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낮과는 다른 선선함에 그냥 잠들기에는 아까워서일까. 누구나에게 한여름 밤의 추억은 있는 법. 여름밤을 반짝반짝 수놓은 중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초등학생 시절, 여름방학이면 일주일씩 머물던 할머니 댁에서의 추억이 여전히 선명한 장면들로 남아있습니다. 잠 못 드는 무더운 밤이면 앞마당에 돗자리를 펴놓고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개구리 소리를 자장가 삼아 밤새 쏟아질 듯한 별을 바라보며 잠이 들었거든요. 손주들이 잠들 때까지 옆에서 지켜봐 주시던 할머니…. 지금은 그때 그 하늘의 별이 되어 지금도 저를 지켜봐 주고 계시는 것 같아요.
KOMIPO 기술연구원 융합기술부 박성훈 차장
아내랑 같이 놀러 갔던 코타키나발루가 생각나네요. 그곳에서 반딧불 체험을 했었는데요. 밤하늘에 반짝이는 반딧불을 멍하니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왜 크리스마스트리가 나무에 앉아 있는 반딧불에서 유래가 되었는지 실감했습니다. 너무나 예쁜 밤하늘의 추억이었죠.
신서천발전본부 발전운영실 임채준 주임
제가 어렸을 적인 1960~70년대에는 더우면 부채에 의존하여 지내던 때였습니다. 날이 더우면 온 가족이 마당에 멍석 깔고 나와서 밤바람에 더위를 식히며 피서를 했지요. 그땐 저 하늘 끝 강같이 흐르는 은하수를 볼 수 있었어요. 그 은하수가 아직도 제 마음속에 있습니다. 요즘은 하늘이 깨끗하지 못해서 은하수를 본 적이 없어요. 몽골 사막에 가면 볼 수 있다더라고요. 오랜 세월 기다린 은하수를 찾아 몽골 사막에 한번 가볼까 싶습니다.
보령발전본부 (2발)발전운영2실 김진구 실장
12년 전쯤인 것 같습니다. 해외사업처 근무시절 한국수출입은행 의뢰로, 몽골 고비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달란자드가드 발전소 정상화를 위해 현장 실사를 갔었습니다. 음식도 낯설고 환경도 익숙지 않아 당장 먹고 자는 게 걱정이 되었죠. 하지만 걱정도 잠시, 탄성을 자아내는 밤하늘의 촘촘한 별을 보며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보령발전본부 (3발)제어기술부 이강민 부장
제 이름은 ‘한별’로 순우리말이에요. 9살 때 포천에 사시는 외할아버지 집에 놀러가 할아버지께 이름의 뜻을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저에게 하늘에 있는 별들을 가리키며 “하늘에 빛나는 별들 중 가장 크고 밝게 빛나는 별이란 뜻이란다. 한별이가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가끔씩 밤에 밝게 빛나는 별들을 볼 때면 그때가 생각이 납니다. 내 이름의 의미를 알게 해주고, 할아버지의 따뜻했던 손을 느끼게 해준 별…. 저에게 고마운 존재입니다.
보령발전본부 (3발)발전운영실 이한별 사원
저에게 ‘여름밤’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추억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시골집에 놀러가 냇가에서 수영하고, 장작 피워 고기 구워 먹으며 별거 아닌 수다에도 깔깔거리며 즐거웠던 일입니다. 폭죽 하나를 터트리는데도 큰일을 해낸 것처럼 뿌듯해하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자리를 찾아 시끌벅적 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본사 신재생사업처 신재생기획실 윤혜지 사원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UFO가 나타나 빛을 쏘아 나를 데려가려 하면 따라가야 하나, 도망가야 하나?’ 드넓은 밤하늘을 보고 있노라니 나를 한순간에 덮칠 것 같더라고요. 괜히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게 했습니다.(UFO에 타고 있는 외계인이 착한 생명체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까요.ㅎㅎ)
신서천발전본부 안전품질부 정낙희 차장
여름 공기가 스며들면 몽골에서 본 은하수가 종종 생각납니다. 광활한 대자연 안에서 숨죽이고 봤던 별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경이로움 그 자체였거든요. 그만큼 여름밤, 반짝이는 별은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본사 신재생사업처 신재생기획실 백진주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