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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 자연을 품은 젊은달 와이파크
카멜레존

영월의 자연을 품은 젊은달 와이파크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송학주천로 1467-9. 이곳은 원래 술샘박물관이 있던 자리다. 지금은 붉은색 조형물로 관광객들의 시선과 발길을 끄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가는 길목에서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곳, 젊은달와이파크의 이야기다.

글 아이콘글. 최선주 사진 아이콘사진. 정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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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존 04 젊은달와이파크가 있기 전, 이곳은 술샘박물관이었다 카멜레존 05  

젊은달와이파크를 아시나요

젊은달와이파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가는 길 먼발치에서부터 붉은색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붉은색 조형물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젊은달와이파크는 2019년 6월 ‘재생과 순환’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금의 모습이 되기 전까지는 술샘박물관이었던 곳이 ‘붉은 파빌리온’, ‘붉은 대나무’, ‘목성’ 등 다양한 미술작품과 전시, 체험 등이 어우러진 영월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곳곳에 눈에 띄는 붉은색 조형물은 최옥영 조각가의 작품. 그의 시그니처 컬러인 붉은색을 사용해 총 열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규모가 상당히 커서 전체를 다 둘러보면 두 시간은 넘게 소요된다.

젊은달와이파크라는 이름에 숨겨진 뜻도 헤아려보면 재밌다. 영월의 한자 표기는 ‘寧越’이고, 영문 표기는 ‘Yeongwol’이라 영월과는 전혀 무관한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알고 보면 영월 자체를 품고 있는 이름이다. 영월의 영(Young), 월(月)을 새롭게 해석해 젊은 달로 이름 붙였고, 와이파크는 영월의 영문 이니셜 첫 알파벳인 Y에서 온 것이라고. 이름에서부터 영월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느낌을 물씬 담고 있으니 영월과 무관하다고 오해하는 사람은 없어야 할 것이다.

카멜레존 06 젊은달와이파크의 자랑, 목성木星. 별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술이 샘솟는 곳, 다시 태어나다

젊은달와이파크가 있는 영월군 주천면은 고려시대 때부터 술이 솟는 샘이 있다 하여, 주천(酒泉)이라고 불렸다. 영월군은 이 역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2014년, 술샘을 주 테마로 삼은 술샘박물관을 준공했다. 준공 후 술샘박물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막거리 등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정식 개관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영월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술샘박물관은 별다른 이벤트 없이 방치되는 듯했다. 하지만 영월군은 이대로 술샘박물관을 포기하지 않았다. 강릉 하슬라아트월드의 박신정 대표와 최옥영 작가 부부의 손을 빌려 젊은달와이파크로 탈바꿈한 것이다.

실제로 젊은달와이파크와 강릉 하슬라아트월드 두 곳 다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의 느낌이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영월군과 두 부부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젊은달와이파크는 아마 그대로 방치된 채 골칫거리로 전락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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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달 미술관에서는 여러 작가의 다양한 전시품을 볼 수 있다.
카멜레존 09 내부에 마련된 쉼터.

자연을 담은 공간

테마별로 나누어진 공간은 어느 하나 특별하지 않은 곳이 없다. 박신정 대표와 최옥영 조각가는 이곳을 재탄생시킬 때 중점을 둔 게 모든 대지미술작품과 공간들이 영월의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고민은 그대로 공간에 묻어나 있다. 야외에 설치된 작품들은 영월의 자연과 어우러져 웅장함이 느껴진다.

은달와이파크의 대표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붉은대나무’를 이야기하지 않을까. 입구 초입에 자리한 붉은대나무는 이곳의 상징이자 시그니처이기 때문. 젊은달와이파크를 모르고 온 사람도 지나다가 이 붉은대나무의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 방문하기도 한다고 하니, 영월군과 부부의 의도는 성공한 듯싶다.

그 밖에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작품들 ‘목성’, ‘사임당이 걷던 길’, ‘우주정원’, ‘붉은 파빌리온Ⅰ·Ⅱ’, ‘스파이더 웹 플레이스 스페이스’ 등은 재생과 순환이라는 테마를 잘 보여준다. 폐타이어와 버려진 재료들을 이용해 하나의 미술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젊은달와이파크에서의 처음은 호기심이고, 끝은 여운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붉은대나무가 궁금해 들어갔지만, 돌아보는 내내 이 거대한 공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자연과 조화롭게 빛나게 하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카멜레존 10 붉은 파빌리온Ⅱ에 위치한 spiderweb 플레이스 스페이스. 그물로 만들어진 거미 모양의 설치미술공간이자, 놀이 체험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