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뭔가 다르다. 지난 2년간 꾹꾹 참아왔기 때문일까? 드디어 자유롭게 떠날 수 있게 되니 산과 바다 곳곳이 전에 없던 활기로 꿈틀댄다. 그 활기를 쫓아 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해변으로 향했다. 바로 서핑의 성지 양양 서피비치다.
이맘때면 누구나 고민에 빠진다. 올해 여름휴가는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매년 돌아오는 여름휴가지만 대충 정할 수는 없는 법. 게다가 이번 여름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자유도 얻지 않았나.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푸른 여름 산의 유혹을 이겨내고 바다를 택했다. 여름철 바다는 사계절 중에서도 단연 젊은 기운과 열정으로 가득한 곳이니 여름을 즐기기에 이만한 장소가 또 있을까?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서피비치(Surfyy Beach)는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출발해 3시간 이내로 도착할 수 있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국내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이름만 들어도 이색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서피비치는 서퍼들의 사랑을 받는 서핑 전용 해변이다. 1km 구간에 걸쳐 펼쳐진 서핑 전용 해변과 스위밍존, 빈백존, 해먹존, 힐링존 등 온전히 휴식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마련되어 있어 지금껏 경험한 해수욕장과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는 인증글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곳곳에 이국적인 바이브가 넘치는 요소들이 가득해 억눌렸던 여행세포를 단번에 깨워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서피비치가 전국의 서퍼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깨끗한 물과 얕은 수심, 탁 트인 넓은 해변, 그리고 파도가 높다는 점이다. 평소 파도가 2~3m에 달하는 서피비치는 서핑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라 할 수 있어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레벨에 상관없이 많은 서퍼들이 자주 찾고 있는 곳이다.
사실 서피비치는 몇 년 전만 해도 군사지역으로 분류되어 출입조차 어려운 곳이었다. 청정 해변이 40년 만에 개방되면서 해안가를 둘러싸고 있던 철조망을 허물었고 지금의 서핑 전용 해변으로 재탄생했다. 그렇게 운영을 시작한 지 올해로 7년째. 지금은 강원도에서 가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힌다. 20~30대 여성과 서퍼, 그리고 셀럽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것이다.
핫플레이스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품고서 서피비치로 향했다. 서피비치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풍겨왔다. 보통 해변 입구는 주차장에서부터 바다가 한눈에 보이기 마련이지만, 서피비치는 높은 나무 울타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내부가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따라 입구에 다다르니 누군가의 프라이빗한 해변에 초대받은 것만 같았다. 입구를 발견하고 바로 들어서자 드디어 울타리 너머에 있던 해변이 눈앞에 펼쳐졌다. 푸른 수평선과 바다 내음까지.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경쾌한 음악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각종 표지판과 안내 문구들이었다. 마치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이나 필리핀의 보라카이에 온 것 같은 이색적인 분위기에 주변을 둘러보니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많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노란색 알파벳으로 만든 서피비치 조형물은 서피비치에 방문했다면 꼭 한 번씩은 인증샷을 남기는 포토스폿이다. 그다음으로 눈길을 끈 것은 새하얀 백사장. 햇빛을 받아 하얗게 반짝거리는 백사장 곳곳에서는 파라솔 아래 선팅을 하거나 쉬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서피비치는 방문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몇 가지 시설물들을 마련해놓았다. 우선 서핑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서는 1인 1만 원 정도의 서피패스권을 구입하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해먹과 선베드, 파라솔, 샤워시설, 물품보관소까지 다양한 유료존을 제공하고 있다. 서피비치 한가운데 마련된 선셋바에서 오션뷰를 바라보며 분위기 있는 식사도 할 수 있다. 온몸에 흥을 돋우는 음악은 덤.
서피비치 곳곳에 꾸며놓은 시설들이 내뿜는 이국적인 분위기도 한몫을 하긴 했지만, 이곳이 유난히 해외에 온 것 같이 느껴지게 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서퍼들과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수욕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인데, 바로 이점 때문에 바다를 가득 채운 수많은 해수욕 인파들 대신 드넓은 바다와 파도를 타는 서퍼들만 보인다. 그리고 서피비치에서는 여유로움을 누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해먹존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선베드에서 태닝을 즐기는 모습들, 해변에서 함께 요가를 하는 사람들까지. 일상에 찌들어있던 피로를 내려놓고 여유를 부리며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속에서 덩달아 힐링이 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작은 용기만 있다면 언제든지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도 서피비치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서핑과 패들보트, 요가 등 수시로 진행하는 강습을 신청해 들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해변을 한가롭게 거니는 동안 한쪽에서 서핑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즐길 거리도 남아있다. 서피비치의 진면목은 밤이 되어야 볼 수 있는데, 뜨거운 여름밤을 더욱 핫하게 만들어주는 디제잉 파티가 열리기 때문. 선셋바는 저녁 7시부터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클럽 분위기로 바뀐다. 낮과 밤 모두 여름날의 추억을 쌓는 데 부족함이 없다. 양양의 특별한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만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가득한 서피비치에서 올해 여름밤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게 어떨까.
비치 요가 체험
서피비치에서는 아침 햇살과 붉은 노을빛 풍광 속에서 힐링요가를 할 수 있다. 서피비치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하다.
패들보드 체험
서프보드 위에 올라가 긴 노를 저으며 이동하는 패들보드는 비교적 쉽고 안전한 레포츠다.
소프트보드 체험
서피비치에 왔는데 서핑을 빼놓으면 아쉽다. 서피비치에서는 다양한 서핑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강원도 양양 서피비치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해안길 119 서피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