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던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죠. 보령 대천과 태안 학암포 등과 마찬가지로 충남 지역 내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던 해수욕장이었습니다. 서천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매립의 원인이 되었던 그 발전소의 폐쇄가 결정되고 한국중부발전 주도하에 다시금 사람들 곁으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동백정해수욕장은 그 수려한 풍경이 사람들을 부추겨 일제강점기부터 개장에 들어갔던 터였다.
특히 동백나무숲과 어우러진 낙조가 일품으로, 아늑한 분위기에 취한 어떤 위정자는 “천국이 따로 없다”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추억이 사라진 건 1979년이었다. 당시 한국전력공사는 해수욕장 위에 7m 높이로 땅을 올려 서천화력발전소를 지었다.
이에 우리나라 4대 해수욕장으로 손꼽히던 동백정해수욕장은 땅속에 묻힌 채 사진 한 장으로만 그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오일쇼크가 전 사회에 생채기를 내던 시절이었다. 에너지 국산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무연탄을 활용한 발전소로 첫발을 뗀 터였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국내 주도형 분할발주’ 방식을 통해 건설사업이 추진되었고, 그 결과 50% 이상의 국산화율을 실현하며 국내 중화학공업 기술 개발 및 축적의 첨병이 된 발전소이기도 했다.
그러나 강산이 네 번 변하도록 가동을 이어온 발전소는 비로소 폐쇄가 결정되어 2017년 9월부로 그 수명을 다하게 되었다. 서천화력발전소 폐쇄 발표와 함께, 동백정해수욕장 복원 프로젝트를 세상에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11만 3,500㎡(폐부지 전체 27만 2,306㎡) 부지에 총 573m 길이의 해변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발전소 철거 및 해체가 주변 생태계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사례였다.
발전소를 허무는 일은 발전소를 짓는 일 만큼이나 복잡하고 어려웠다. 좁은 부지 안에 거대한 구조물들이 밀집해있어 복잡한 공정 진행 도중 안전에 대한 위협요소들이 많았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 처음 계획이었던 단계적 해체 공법은 포기해야 했다. 대규모 구조물을 우선 발파해야 보다 안전한 공정관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2021년 연말부터 발파에 착수한 해체공사는 완공에 이르기까지 1년 반을 남겨두고 있고, 해수욕장과 마을 사이를 어떻게 꾸밀지도 아직 미지수다. 그럼에도 고무적인 사실은 운전대를 잡은 한국중부발전이 제대로 된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주민들의 기억을 되살리며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주는 것. 이것이 중부인들이 되새기고 있는 이 사업의 핵심목표이다.
동백정 복원사업 기본개요
사업 내용 서천화력발전소 철거 및 길이 573m, 폭 150m의 모래해변 조성
투자 규모 약 650억 원 투입
사업 기간 2021년 6월 착공 ~ 2023년 6월 준공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