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반퐁 발전소
준공 STORY

2013년에 뿌려놓은 씨앗이 드디어 열매를 맺어, 지난 2024년 3월 13일 베트남 카인호아성에서 반퐁 발전소 종합준공식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준공식에는 김동준 미래사업단장을 비롯하여 카인호아성 당 서기장, 산업부 및 기획투자부 차관, 베트남 전력공사 직원 등 250여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글로벌 코미포

글·사진. 베트남 KVPS(반퐁) 파견 이상길 차장

반퐁 발전소 운영정비 사업 배경
  • 국제입찰을 통하여 인도네시아 탄중자티 3·4호기 운영정비 사업 수주

  • 탄중자티 3·4호기, 인도네시아에서 최우수발전소로 선정

  • 발전소 오너인 스미토모 상사가 베트남 반퐁 발전 운영정비 사업자로 2013년 9월에 한국중부발전에게 단독으로 우선협상자 자격을 부여

반퐁 발전소 운영정비 사업 경과

→ 향후 25년간 반퐁 발전소 운영정비 예정

반퐁 발전소 전경

막막하기만 했던 지난날들

2020년부터 본 프로젝트의 사업관리를 담당하게 된 이후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고르라면, 법인설립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제가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는 국내에서 유명한 법무법인과 법인설립 자문 계약을 체결하여 법인설립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법인설립 투자등록증 신청은 2019년 7월에 했지만, 관련 기관(반퐁경제구역위원회, 기획투자부, 산업부)간의 검토 과정이 지속되고 있어서 제때 법인이 설립될지 걱정스러웠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100% 투자법인이 발전소 운영 및 정비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베트남 법령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업종 분류도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각 관련 기관은 ‘우리는 판단할 수 없으니, 다른 기관에 알아보라’라는 식의 공문만 보내오고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치고 압박해도 법무법인으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베트남은 원래 진행 속도가 느리니, 이해해 달라’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져버렸습니다. 하늘길도 막혀서 베트남 출장도 갈 수 없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습니다.

’24.3.13 반퐁 발전소 종합준공 기념행사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기존 법무법인과 진행하던 것을 종료하고, 반퐁 사업장이 있는 카인호아성에 유명한 법무법인이나 컨설팅 업체로 변경했습니다. 베트남 출장 때 명함을 주고받았던 삼성물산의 베트남 직원에게 연락해 컨설팅 업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고맙게도 한 번 밖에 보지 않았지만, 아주 친절하게 몇 개의 업체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 친구의 도움으로 경험도 풍부하고, 카인호아성 기획투자부(투자등록증 및 기업허가증 발급 기관)와 관계가 좋은 컨설팅 업체와 자문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컨설팅 업체의 가이드로 주요 이슈였던 업종 분류를 명확히 하고, 향후 사업 확장을 대비해 다른 업종 코드도 추가했습니다. 변경된 컨설팅 업체 덕분에 투자허가증 제출서류를 잘 보완할 수 있었죠. 처음 컨설팅 업체를 방문했을 때는 건물도 허름하고,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몇 차례 협의를 진행하고 보니 걱정스러움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이 컨설팅 업체와는 지금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운도 따랐던 법인설립

코로나19 시기 대한상공회의소의 도움으로 카인호아성에서 단 한 번밖에 없었던 특별입국 편으로 베트남에 들어올 수 있었고, 현지 컨설팅 업체와 서류 검토 및 의견을 조율해 관련 기관에 최종 서류를 관련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0월 21일, 투자등록증을 발급받고 이틀 뒤인 10월 23일 기업등록증을 발급받았습니다. 이렇게 기업등록증을 이틀 만에 발급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때마침 카인호아성 공산당 전당대회 이후 처음 열리는 한국과 베트남 간 공식행사인 카인호아성 투자채널구축 행사(’20.10.23)에 운 좋게 참석하여 한국중부발전의 투자 의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도 한몫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코트라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는 하노이 대사관, 호치민 영사관, 한전,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참석했습니다. 또한 카인호아성장을 비롯한 카인호아성 각 행정 기관의 전 수장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여기서 한국중부발전이 앞으로 25년간 카인호아성에 기여할 경제적 효과, 노동 창출 효과 등을 설명하면서 이 지방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개인적인 뇌피셜입니다만 아마도 이때 법인설립의 소관 부처인 반퐁경제구역위원회, 기획투자국장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모든 과정을 거친 소감

엊그제 베트남에 파견 나온 느낌인데,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게 잘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허허벌판에 발전소를 짓기 시작해 상업운전을 하고, 준공식까지 멋지게 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영어로 작성하는 문서, 매일 매일 영어로 진행되는 TM 미팅, 주간 미팅이 늘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영어로 사업주와 논쟁할 때의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힘들 땐 동료들과 소주 한 잔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기도 했고, 나트랑의 멋진 해변을 산책하면서 마음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언제나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13명의 한국중부발전 동료 덕분에 무탈하게 지금까지 생활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반퐁 발전소에는 현재 14명의 한국인과 230여 명의 베트남 현지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합심해 멋진 발전소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이 노력이 한국중부발전의 또 다른 사업의 씨앗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3.10.3 반퐁 1호기 상업운전 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