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없는 불금 어때요?
요즘은 ‘소버 큐리어스’가 대세

‘부어라 마셔라’하는 문화는 더 이상 찾기 어렵다. 한잔 술에 직장생활의 회포를 풀고, 늦게까지 술을 마시던 때는 지났기 때문이다. 요즘은 더이상 술을 권하지 않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가 대세! 지금 Z세대는 술과 거리두기 중이다.

유행의 중심

글. 편집실

‘소버 큐리어스’가 뭔데유?

소버 큐리어스는 ‘술 취하지 않은(sober)’과 ‘궁금한(curious)’의 합성어로, 술 없이도 즐거운 삶을 추구하는 새로운 문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문화는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술을 멀리하는 건 아니다.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거나 줄이려는 의지가 핵심이다. ‘꼭 술을 마셔야만 하는가’란 의문을 품고 술을 마시지 않는 상태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즉 술 먹는 분위기는 즐겁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 우리에게 더 많은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술 대신 다양한 취미 활동이나 자기계발, 건강한 식습관 등을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세상에! 술 소비량이 줄었다니!

그렇다면 소버 큐리어스 움직임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며 술을 마시는 모임이 줄어들면서 부터다. 여기에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술을 멀리하고 건강하고 의식 있는 생활을 선택하는 트렌드로, 소버 큐리어스는 ‘소버 라이프(Sober Life)’라고도 불린다.
미국에서는 팬데믹 이전부터 소버 큐리어스가 확산되면서 주류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 OECD 회원국의 1인당 연평균 주류 소비량은 2011년 9.0L에서 팬데믹 직전인 2019년 8.6L까지 감소했고, 우리나라도 같은 기간 8.9L에서 8.3L로 줄었다.

무알코올 음료도 기분이 좋거든요

알코올을 대체할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주류 회사들은 무알코올 음료를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12년 무알코올 맥주인 ‘하이트제로 0.00’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고, 올해는 서머 에디션을 출시했다. 오비맥주도 2020년 도수가 0.05% 미만인 ‘카스 0.0’을 출시한 데 이어 2022년 ‘호가든 제로’, ‘버드와이저 제로’, ‘호가든 프룻브루’ 등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참고로 아예 알코올이 없는 음료를 마시고 싶다면 ‘0.00’로 표기된 무알코올을 선택하면 된다. 비알코올과 논알코올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알코올 함유량이 1% 미만 소량을 의미하며, 제품명에는 0.0%로 표기한다.

맥주의 도시에서 무알코올을?!

소버 큐리어스의 영향으로 독일 뮌헨에 최초로 무알코올 비어가르텐(야외 술집)까지 생겨났단다. 메뉴에는 목테일(Mocktail·무알코올 칵테일), 무알코올 맥주와 와인, 각종 탄산음료와 과일주스 등이 적혀 있고, ‘술을 원한다면 다른 장소를 찾아라’와 같은 안내가 곳곳에 붙여져 있다고 한다.
심지어 지난 9월에 개막한 독일 뮌헨의 민속 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에 무알코올 맥주가 등장하기까지 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되고 있는 금주·절주 문화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축제의 메뉴를 바꿔 놓은 것이다. 세계 맥주의 수도로 불리는 뮌헨이 이러한데, 다른 나라에는 점점 더 소버 큐리어스가 확대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