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기획안, 공문 등 직장에서 글을 쓸 일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데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려고만 하면 뭐라고 써야 할지 머리가 하얘지곤 한다. 하지만 두렵다고 피할 수도 없다. 보고서를 다 써야 퇴근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준비한 직장인의 글쓰기 방법!
직장-내일
글. 편집실 참고. <보고서의 법칙>
업무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글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내용을 선택, 배열,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표현적 글쓰기’가 아닌, 특정한 목적에 따라 특정한 인물과 소통해야 하는 ‘소통적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시와 소설, 수필의 경우 특정 독자가 없지만, 보고서엔 분명한 독자가 있다. 보고서를 읽고 판단할 의사결정권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작성한다면 보고서 쓰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의사결정권자를 중심으로 놓고 보고서를 작성하면 보고서의 내용과 구성뿐만 아니라 단어, 문장, 표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본문의 활자체나 글자 크기, 레이아웃도 의사결정권자에게 맞춰야 한다.
보고서는 핵심을 짚어 짧고 정확하게 써야 한다. 이렇게 하면 의사결정권자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게 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한 장짜리 보고서를 확대하고 첨부 문서는 메신저나 이메일로 전달하도록 조치했다. 문서 작업을 최소화해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다른 창의적인 활동에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카드도 짧고 쉬운 보고서 쓰기를 시행했는데, 핵심만 담긴 보고서를 통해 의사결정 시간을 줄이는 대신 고객을 위해 행동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함이었다. 만약 당신이 글을 잘 쓰고 싶다면 긴 글을 요약하는 연습부터 해보길 권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작성하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내용과 효과가 다르다. 글쓰기 방식으로는 용건(주장)이 먼저 나오고 그 이유와 근거가 나오는 ‘두괄식’과 이유와 근거가 나온 뒤에 용건(결론)이 나오는 ‘미괄식’이 있다. 보고서는 두괄식으로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의사결정권자는 핵심만 읽으면 된다. 의문이 생기거나 더 알고 싶으면 그때 이유와 근거까지 읽으면 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상사에게 보고하거나 보고서를 전달했는데, 상사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그래서 결국 뭐 하자는 거야”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건 핵심이 전달되고 있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보고서는 중복과 누락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중복과 누락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카테고리로 나누어 분석해야 한다. 카테고리는 보고서를 통해 전할 내용을 유사한 속성이 있는 것들끼리 묶고 그 위에 적절한 제목을 붙이는 일이다. 만약 당신이 가장 값싸고 맛있는 사과를 산다면, 시장을 전부 돌아봐야겠지만 대형마트는 그럴 필요가 없다. 식품> 과일> 사과로 이어지는 카테고리에 따라 사과 코너를 찾고 거기 진열된 것 중 가장 값싸고 맛있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업무 글쓰기의 최고 미덕은 정확성과 효율성이다.
보고자는 보고서에 생각과 메시지를 조각이 아닌 구조가 보이도록 해서 의사결정권자가 그것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보고서는 서술식보다 개조식이 더 어울린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서술식은 벽돌 한 장 한 장은 잘 그릴 수 있지만, 집 전체를 보여주긴 어렵다. 이와 반대로 개조식은 문장 앞에 1, 2, 3 같은 아라비아 숫자나 I, II, III 같은 로마자, ▶, ● 등의 부호를 붙이고, 조사와 종결어미를 최대한 생략한 채 키워드 중심으로 쓴 것인데, 서술식보다 의사결정권자가 빠르고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