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너마저 오르니ㅠㅠ
빵플레이션

밥보다 빵을 더 먹는 시대다. 전국의 유명한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지순례까지 인기를 끌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이토록 사랑하는 빵이 우리가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맛있다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지 않은가. 빵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자.

유행의 중심

글. 편집실 참고. <B주류경제학>

한국의 빵 가격이 전 세계 5위?

최근 들어 빵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글로벌 통계비교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2024년 5월 1일 기준 한국의 식용빵 한 덩이(500g) 가격은 2.85달러로, 미국, 스위스, 덴마크, 노르웨이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다고 한다. 이는 2023년 조사에서 6위였던 것보다 한 단계 더 상승한 결과다. 가까운 중국이 33위, 일본이 42위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한국의 빵 가격은 높아도 너무 높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2023년 국내 빵 물가는 2022년보다 9.55% 상승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이 3.6%인 것을 감안하면, 빵 가격은 무려 3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바로 ‘빵플레이션’이다. 빵플레이션이란, 빵(bread)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단어로, 빵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왜 빵 가격이 오르는 걸까?

빵 가격이 상승하는 데는 눈에 띄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 번째는 식이패턴의 변화다. 식문화를 이끄는 젊은층은 쌀밥에 여러 반찬을 차려놓고 먹는 식사 대신 빵과 음료로 간편하게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빵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기대가 높아지면서, 빵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더욱더 특별한 빵이 만들어졌다. 자연스럽게 빵의 신분이 상승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대부분의 빵에는 우유와 설탕, 버터 등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우유와 유제품은 좀 비싼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드넓은 목초지에서 낙농업이 가능한 유럽이나 미국, 호주와 달리 한국은 좁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젖소를 사육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생산량도 한계가 있다. 만약 어떤 이유로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바로 우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 비용의 증가도 빵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전기나 가스 요금 등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비싸지면서 자연스럽게 최종 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전 세계적으로 밀가루와 같은 주요 재료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지난 2월 국내 제과업계 1위 파리바게뜨가 빵 가격을 올렸고, 3월 1일부터 뚜레쥬르도 가격을 인상했다. 주요 원재료와 각종 제반 비용이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는 것이다. 당분간 착한 빵 가격을 기대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복합적인 원인이 하나둘 해결되기 전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