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부터 약 5,300km 떨어진 적도의 신비한 수마트라섬, 인도네시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현장에서 근무 중인 박병석 발전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글로벌 코미포
글·사진 박병석 차장
| 구분 | 내용 |
|---|---|
| 사업위치 | • 인니 수마트라섬 람풍주 땅가무스군 |
| 설비용량 | • 55.4MW(27.7MW x 2unit) |
| 사업기간 | • 준공후 30년 / 사업방식: BOO |
| 지분구도 | • 중부발전(52.5%), 포스코(17.5%), BSE(10%), Nusantara(5%), 수출입은행(15%) |
| 총 사업비 | • 178백만 불(자본 : 부채= 25 : 75) |
중부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으로부터 직선거리 약 5,300km 떨어진 적도의 신비한 섬, 인도네시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병석 차장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현지 직원 약 100명(TEP(땅가무스 수력발전소 법인) 직원 64명, 경비용역 40여 명)과 함께 발전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온 지 벌써 1년 9개월이 되어 가네요. 람풍공항에서부터 4시간, 산악 오프로드를 2시간, 차를 타고 들어왔던 첫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임무는 차치하고, ‘과연 내가
밀림 한복판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교차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김윤기 법인장님을 필두로 현지 채용된 한국인인 오종민 총무부장과 현장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고, 자카르타와 현장을 집처럼 오고가며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는 전병엽 재무부장 덕분에 보람있고 재미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는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궈낸 두 번째 수력발전 프로젝트입니다. 설비용량 28MW*2, 람풍주 땅가무스군에 위치한 스망까(Semanka)강의 강물을 저수지에 저장, 발전에 이용
후 다시 자연 그대로 흘려보내는 자연 친화적인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이며 강물이 도수로를 지나 발전소로 들어오면 수차를 돌려 발전하는 방식입니다. 발전원리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도수로가 길고 사이트가 방대하다 보니
관리해야 할 포인트가 많고, 특히 우기에는 쓰레기와 토사물이 많이 유입돼, 전 직원이 밤을 새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밀림 한가운데까지 들어와서 멋진 수력발전소를 건설했다니! 프로젝트를 개발한 우리 선배님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아참, 신나는 소식이 하나 있는데 법인장님과 중부발전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올해부터 준설을 시작했습니다. 강의 하류에 위치해 발전소 건설 후 운영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쌓인 수많은 토사물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난달 말 수륙 양용 굴삭기 첫 시운전을 완료하고, 철저한 안전수칙에 따라 운용해 앞으로 발전소 운영에 큰 걱정은 없게 되었답니다.
저희 사이트는 밀림 한가운데에 위치해 접근성이 다소 아쉽습니다. 특히 비가 많이 오면 길 전체가 진창길이 됩니다. 차 한 두대가 움푹 파인 길에 빠져 있기라도 하면 양방향에서 차들이 기약없이 대기하고, 견인차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 마을주민과 로프를 매어 인력으로 차를 견인해야 한답니다. 그래도 작년부터 지역 주민을 위해 대대적으로 오프로드 정비를 시작해 현재는 길 상태도 좋아지고 오가는 시간도 단축됐습니다.
여기에서는 인도네시아 천연기념물인 수마트라 코끼리부터 멧돼지, 비아왁(악어보다 작은 도마뱀류), 소내 정전을 일으키기도 하는 나무늘보와 원숭이, 그리고 방에서 함께 지내는 귀여운 찌짝(검지손가락 만한 도마뱀류)
등 처음에는 징그러웠는데 이제는 식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척박한 환경 같지만, 오히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특별함을 느낍니다.
또 미슐랭 수석셰프 버금가는 노피(Nofi)라는 현지인 셰프가 한국 음식을 기가 막히게 만들어줍니다. 타지에서 음식 때문에 어려우면 서러운 법인데, 저희를 위해 생전 모르던 한국 음식을 요리해주는 것을 보면
고맙고, 복 받았다고 생각합니다.(덕분에 체중이 늘어 나는 건 비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ㅎㅎ) 또한 현장을 돌아다니려면 체력이 필수인데, 현지 직원들과 탁구도 하며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땅가무스에는 사장님께서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습니다. 평소 발전소로 들어오는 길에 마을들을 통과하는데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 비를 맞고 진창길을 걸어가는 초등학생들을 보며 마음이 딱하여 본사와 상의 후
사용하던 통근 버스를 기부하기로 했는데, 마침 기부식에 사장님이 방문하셔서 의미가 배가 됐습니다. 그 날 기뻐하던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힘들 때도 많지만, 값진 경험들을 통해 제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외로울 때는 주변의 동료들과 중부발전 식구들이 있기에 오늘도 보람차고 신나게 보내고 있고, 무엇보다 따뜻한 것은
사람입니다. 현지 주민들은 언제나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고, 불편한 길 위에서도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줍니다. 이웃과 함께 나누는 소박한 정이야말로 이곳에서 얻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사에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처럼, 이곳에서의 모든 도전과 경험이 중부발전의 소중한 발자취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땅가무스 수력 발전소, 중부발전의 자랑스러운 또 하나의 사업장이니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