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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My Pet

너와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글 아이콘글. 박영화
일상의 발견02

퇴근한 남편의 품에
작고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안겨 있었다.
갈색 얼룩무늬에 파란 눈을 가진 길냥이였다.
“난 못 키워”라고 말하고는 돌아서려는데,
고양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마치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와 가족이 되어주세요”라고.

남편의 설득에 마지못해 허락했고,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살기 시작했다.
‘봄에 태어난 아기’를 뜻하는 우리말 ‘보미’로 이름도 지어줬다.
다정다감하고 애교 많은 보미는
어느새 내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나의 대화는 “보미가, 보미를, 보미 때문에”로 시작하곤 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화나거나 즐거울 때도,
내 옆에는 바쁜 남편 대신 보미가 있었다.

애지중지, 지극정성으로 5년을 키웠지만,
행복한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다.
아픈 보미 때문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날이 많아졌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음을 예감한 그해 보미는 우리 곁을 떠나고야 말았다.
보미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마다 지금도 가슴이 미어지곤 한다.
보미는 단순히 반려동물이 아니었다.

‘너무나 소중한 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