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펜, 핑크퐁펜, 코코몽펜.
딸아이가 많고 많은 펜을 두고 또 사달라고 조른다.
그림책에 펜을 꾹꾹 누르면
노래가 나오거나 글자를 읽어주는,
알고 보면 캐릭터만 다를 뿐 기능은 비슷한 펜들.
“이거 집에 있는 거 같은데?”라는 물음에
아이는 새초롬한 표정으로
“아니야! 달라!”라고 말하고는
이내 뽀로로펜을 손에 꼬옥 쥐며 빙그레 :)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지어 보인다.
어른인 나도 쇼핑을 하면 빠져나오기 힘든데,
아이는 오죽할까.
사실 나 또한 딸아이와 다르지 않다.
옷장에는 색만 다른 같은 옷이 들어차 있고
얼핏 보면 같은 제품으로 착각할 정도로
비슷한 신발도 수두룩하다.
어제도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화면에 보이는 제품에 마음을 빼앗겼는데
‘안 신은 것 같은 편안함’이라는 카피에 끌려
여름 샌들을 질러버렸다.
물론 알고 있다.
갖고 싶다고 해서 다 살 수도 없고
탐나는 물건이 모두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래도 쇼핑을 멈출 수 없다.
‘열심히 살았으니 이 정도는 뭐!’
이런 마음으로 장바구니를 채우고
그 물건이 내 품으로 오기까지
모든 순간의 설렘.
지금 이 순간 설레는 마음을
손끝에 가득 담은 당신,
결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