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NOVEMBER
VOL.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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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마무리하는
달콤한 연말

케이크 만들기

글. 정재림 사진. 안지섭

제주에서 동기애를 돈독히 하고 있는 1발전소 발전운영실 오상현 주임과 2발전소 발전운영실 고태혁, 강선주 주임이 2023년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달콤한 연말 만들기에 나섰다. 함께 만든 생크림 케이크만큼이나 달콤한 동기애가 가득했던 시간을 따라가 본다.

함께여서 더욱 달콤한 제주살이

각종 베이킹 도구들이 즐비한 오픈 베이킹 주방으로 들어선 오상현·고태혁·강선주 주임. 세 사람의 얼굴이 호기심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 베이킹을 처음 해본다는 세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로에게 앞치마를 매어주며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22년도에 제주발전본부로 배치받은 세 사람은 지난 8개월간 돈독한 동기애를 쌓아왔다고.

“저는 충청북도 청주 사람인데요. 연고가 없던 제주로 발령을 받아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어요. 지금은 아주 잘 적응했죠. 제주발전본부 동기들과 함께한 덕이에요. 고태혁 주임과 강선주 주임은 제주 사람이라 타지에서 온 동기들을 잘 챙겨줘요.”
오상현 주임은 지난 2월,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고 챙겨준 7명의 동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동기들과 모두 다 친해요. 함께 모여서 놀거나, 사진을 찍으러 가기도 하고요. 오늘도 고태혁 주임의 생일을 맞아서 같이 케이크를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았어요. 완성한 케이크는 동기들과 사택에서 함께 나눠 먹으려고요.”
강선주 주임의 말에서 따뜻한 동기애를 느낄 수 있었다.

“자 이제 시작해 볼까요?”
강사의 안내에 따라 준비된 스펀지케이크 시트 앞에 선 세 사람. 오상현 주임이 오레오 쿠키 케이크를, 고태혁·강선주 주임이 샤인머스캣 케이크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케이크 시트를 1.5cm의 두께로 자르는 일. 세 장의 시트를 일정한 두께로 자르는 것이 포인트다. 세 사람은 슬근슬근 톱질을 하듯 조심스럽게 케이크 시트를 잘랐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요!”
한 장을 잘라내니 감을 익힌 듯 너 나 할 것 없이 칼질이 빨라졌다. 세 사람의 시원스러운 칼질로 케이크 만들기는 순조롭게 시작됐다.

연말 홈 파티의 꽃, 생크림 케이크

다음 단계는 케이크에 들어갈 과일 손질하기다. 칼집 모양에서 성격이 드러난다는 강사의 말에 서로가 자른 샤인머스캣을 확인하며 한바탕 웃음꽃이 피어났다.

과일 수분이 빠지는 동안, 핸드 믹서로 생크림을 만들기로 했다. 케이크에 올라가는 생크림은 흐르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거품을 만들어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핸드 믹서를 사용할 때는 세 사람 모두가 집중력을 발휘해 작업에 몰두했다. 이어지는 작업은 층을 쌓는 과정이다. 우선 첫 번째 케이크 시트에 접착제 역할을 하는 시럽을 붓으로 톡톡 가볍게 칠해준 뒤 생크림을 한 겹 바르고 과일 또는 과자를 올린다. 이 위에 다시 케이크 시트를 올린 뒤 반복! 매우 단순한 과정 같지만 하나하나 손이 가야 하는 작업이다.

“사 먹을 땐 몰랐는데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거였네요.”
강선주 주임은 집중력을 발휘해 한 층 한 층 열심히 채워나갔다. 오상현 주임은 꼼꼼한 데다 손이 빨라 세 사람 중 가장 먼저 층을 쌓아 올렸다.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어려워요. 그래도 강사님께서 잘 한다고 칭찬해 주시니까 몰랐던 재능을 찾은 것 같은데요?(웃음)”

동기들과 함께 모여 초에 불을 붙인 뒤 어떤 소원을 빌까.
아마 그마저도 동기들에 대한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소원이겠지 싶다.

달콤함으로 마무리하는 2023년

3단으로 형태가 잡힌 케이크는 얼추 완성된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아이싱 작업이 남았다. 케이크의 겉을 생크림으로 완전히 덮은 뒤, 케이크 상단을 장식하기로 하자 세 사람은 잠시 숨을 돌리며 긴장을 풀었다.

“가장 어려운 작업이니 천천히 해볼까요?”
강사의 시범을 본 뒤 세 사람은 각자 자신의 케이크에 바짝 붙어서 아이싱 작업에 빠져들었다. 이번에도 오상현 주임은 시원시원하게 속도를 냈다. 이에 질세라 고태혁 주임과 강선주 주임도 조심스럽게 짤주머니를 매만졌다. 회전 트레이를 조금씩 돌려가며 생크림을 짜 넣는 세 사람의 모습은 사뭇 진지하기까지 했다. 아이싱 위에 과일과 과자를 올리니 그럴듯한 케이크가 완성됐다.
“살면서 제가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볼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동기들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해봤네요.”
고태혁 주임이 자신이 만든 케이크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 강선주 주임도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원데이 클래스를 처음 해봤는데요. 다음에는 오늘 함께하지 못한 동기들과도 다양한 클래스를 들어보고 싶네요. 연말에도 아마 교대 근무를 하는 동기들이 많아서 고향에 내려가기보다는 함께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모임을 만들지 않을까 싶은데 그때 함께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동기들과 함께 모여 초에 불을 붙인 뒤 어떤 소원을 빌까. 아마 그마저도 동기들에 대한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소원이겠지 싶다.

“동기들 모두가 안전사고 없이,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도 무탈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올해는 제주에 내려와서 각자 변화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는데요, 내년에는 스스로가 좀 더 단단해지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해요.”
오상현 주임의 바람처럼 올해 연말이 제주발전본부 동기들에게 따뜻한 날로 기억되길 바라본다.

오상현 주임의 바람처럼 올해 연말이
제주발전본부 동기들에게 따뜻한 날로 기억되길 바라본다.

왼쪽부터 오상현, 고태혁, 강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