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네 따숩네

지속 가능한 지구 생태계를 위한 첫걸음
버려진 자원에서 시작된 탄소순환 산업

(주)세이브더팜즈

오랫동안 가축분뇨와 음식물 부산물, 농업 잔재물과 같은 유기성 폐자원은 ‘처리해야 할 문제’로만 인식되어 왔다.
악취와 민원, 그리고 늘어나는 처리 비용은 농촌과 환경 모두에 부담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세이브더팜즈의 시선은 조금 달랐다.
“이 자원을 다시 쓸 수는 없을까?” 이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 고민은 지금,
폐기물과 농업, 에너지 산업, 그리고 탄소시장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김민영 사진 박미나

인삼밭에서 시작된 질문

세이브더팜즈는 충남 금산의 인삼 재배 현장에서 출발했다. 황인수 대표는 농업 환경 속에서 자라며 농촌에서 발생하는 토양 산성화 문제 및 유기성 폐기물이 비용 부담으로만 남는 현실을 직접 경험했고, 이를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여러 번의 실패와 실험 끝에 도달한 답이 바로 바이오차(Biochar)였다. 이는 농업 잔재물과 유기성 폐자원을 무산소 상태에서 열분해해 만드는 탄소 고형물로, 흔히 ‘지구를 살리는 검은 흙’이라고 불린다. 토양에 사용되면 보습력과 양분 유지력이 높아지고 미생물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동시에 탄소를 장기간 토양에 저장해 기후변화 완화에도 기여한다.
세이브더팜즈는 이 기술을 실제 농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수없이 실험을 반복하며 공정을 다듬어 왔다. 목표는 단순했다. 유기성 폐자원을 자원으로 전환하고 이를 농업과 탄소저감으로 연결하는 하나의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모듈형 바이오차

기술이 ‘가능성’에서 ‘현장’이 되는 순간

기술이 ‘가능성’에서 ‘현장’이 되는 순간

바이오차라는 해법을 찾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공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고, 기술뿐만 아니라 사업 구조와 규제, 현장 운영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세이브더팜즈는 현장을 기준으로 시스템을 설계하고 다시 시험하며 공정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러한 경험은 기술을 단순한 실험 단계에서 실제 산업 모델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유기성 폐자원을 열분해하는 과정에서는 바이오차뿐만 아니라 바이오 연료탄과 바이오디젤이 함께 생산된다. 바이오 연료탄은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 생산과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활용해 수소 생산과 연계된 에너지사업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폐자원 처리 공정이 농업과 에너지, 탄소 산업을 동시에 연결하는 새로운 산업 모델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탄소배출권 시장으로 이어지는 농업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배출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바이오차 기반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세이브더팜즈는 MRV형 탄소감축 데이터를 확보하여 이를 탄소배출권 시장과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차 기반 탄소저감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업과 탄소금융을 연결하는 이러한 모델은 기후위기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산업 형태로 받는 중이다. 올해는 MS와 같은 미국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부발전과 함께 만드는 에너지팜

이러한 기술이 실제 산업 모델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한국중부발전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되고 있다. 세이브더팜즈와 중부발전은 사회적경제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 모델을 함께 점검하며 유기성 폐자원을 에너지와 환경 관점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다.
그 과정에서 등장한 프로젝트가 바로 ‘에너지팜(Energy Farm)’이다. 에너지팜은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해 바이오차와 수소 등을 생산하고, 이를 다시 농업과 에너지 시스템에 연결하는 순환형 농업 모델이다. 특히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농업 시스템에 활용하는 저탄소 스마트 농업 기술도 함께 적용해 농업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과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실증 추진 중이며 지역 탄소중립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차 설비

한국형 다이슨 파밍을 꿈꾸다

영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 다이슨(Dyson)의 농업회사인 다이슨 파밍(Dyson Farming)은 재생에너지와 첨단 기술을 결합해 농업을 하나의 산업 플랫폼으로 확장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 받는다. 세이브더팜즈 역시 폐기물 자원화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와 농업, 탄소배출권 시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농업 산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바이오차 기반의 탄소저감 기술과 에너지 시스템, 스마트 농업 기술을 하나의 구조로 결합해 올해부터 한국형 다이슨 파밍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버려진 것에서 미래를 키우다

세이브더팜즈는 올해 충남을 기반으로 가축분뇨와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해 바이오차와 연료탄을 생산하고 이를 농업과 에너지 산업으로 연결하는 순환 모델을 구축하는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황인수 대표는 “탄소중립은 말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 구조로 만들어야 합니다. 유기성 폐기물은 버려지는 것이 아닌 훌륭한 자원이자 에너지라는 인식의 변화를 만들고 싶습니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버려진 것에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는 일. 세이브더팜즈의 도전은 오늘도 분명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세이브더팜즈 황인수 대표

다이슨, 딸기농장으로 여는 미래 농업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