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 서울발전본부에서 ‘굿바이 서울화력 4, 5호기’ 행사가 열렸다. 서울화력 4, 5호기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이관 날짜가 결정됨에 따라 직원들과 함께 발전소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고 마지막으로 설비를 둘러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별에 대한 아쉬움과 문화 창작 공간으로 새롭게 재탄생할 4, 5호기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했던 현장을 소개한다.
매섭기만 했던 겨울바람이 제법 온화하게 바뀐 어느 날, 서울발전본부에서 ‘굿바이 서울화력 4, 5호기’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17년 폐지된 서울화력 4, 5호기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
날짜가 결정됨에 따라 직원들과 함께 발전소의 역사와 추억을 되짚어보는 자리였다. 과거 당인리발전소 1호기부터 서울화력 4, 5호기까지의 역사를 되새기고 마지막으로 발전소 설비를 둘러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행사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서울발전본부의 직원들이 하나 둘 10층 강당으로 모여들었다. 오랜 근무로 서울화력 4, 5호기와 인연이 있는 직원뿐만 아니라 그 역사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직접 근무해 본 경험이 없어 생소한 직원들에게도 오늘의 행사는 무척 뜻깊은 시간이다. 대한민국 전력 산업의 발상지이자 최초의 화력발전소가 세워졌던 바로 그 자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서울발전본부 직원들에게 역사를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본격적으로 ‘굿바이 서울화력 4, 5호기’ 행사의 막이 올랐다. 행사의 첫 번째 순서는 서울발전본부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 기획홍보부 이민교 대리가 PPT를
통해 과거 뉴스 영상 및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서울화력의 역사를 소개했다.
1930년 11월, 우리나라 최초의 기력발전소인 당인리발전소 1호기의 준공부터 12.5MW 규모의 당인리발전소 2호기의 준공, 그리고 총출력 25MW의 당인리발전소 3호기 착공부터 4,
5호기의 준공까지 서울화력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발전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앞장서고, 각종 환경설비들을 국내 처음으로 구축하는 등 시대적 요구를 충실히
이행해 온 자랑스러운 서울발전본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강당에서의 역사 이야기 시간이 마무리되자, 역사적인 장소인 4, 5호기로 이동하여 옛 발전소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동하기 전, 안전품질부 권오기 대리의 간단한 안전교육 후,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했다. 직원들이 도착하자, 굳게 닫아두었던 문이 열리며 서울화력 4, 5호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 년 간 운영하지 않아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진 낡고 노후한 모습의
설비들이 세월의 흔적을 보여줬다. ‘여기는 4호기입니다’ 표지판을 지나 5호기까지 이어지는 발전소의 흔적을 더듬으며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었다. 터빈룸을 지나 중앙제어실을 둘러보는
직원들의 얼굴에는 떠나보내는 이의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4, 5호기의 모습을 눈에 담고 또 휴대폰을 꺼내 사진으로 남기는 직원들도 있었다.
설비를 모두 둘러 본 직원들은 발전소 앞에서 마지막으로 모두 함께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이제 대한민국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책임졌던 서울화력 4, 5호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롭게
문화 창작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별은 서운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는 마음으로, 오늘 이 시간이 아쉬움보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서울발전본부 임양수 본부장
서울발전본부에서 지난 50년간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왔던 4, 5호기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되어 문화창작발전소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서울화력 4, 5호기가 중부발전을 떠나는 마지막 시점에 직원들과 발전소를 둘러보며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한편으로는 무척 아쉽지만 역사적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전력 산업에 있어 큰 역할을 했던 4, 5호기가 이제 문화창작발전소로 변모하여 대한민국의 문화와 예술이 융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바랍니다.
서울발전본부 총무부 이정남 과장
서울발전본부의 최장기 근무 직원으로서 약 40년간 많은 추억이 있는데요. 4, 5호기를 둘러보며 옛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4, 5호기가 지난 과거를 뒤로하고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청춘을 함께 보낸 동료를 떠나보내는 것처럼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문화창작발전소로 다시 태어나 국민들에게 개방된다고 하니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합니다.
1930년 11월 준공된 당인리발전소 1호기는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입니다. 10MW 규모의 유연탄발전소로, 정전이 일상이었던 당시 정전 사태를 줄이고 전기 요금도 저렴하게 해주었던
발전소입니다. 뒤이어 1935년, 해방 후에도 운영되었던 12.5MW 규모의 당인리발전소 2호기가 준공되었습니다. 1954년에는 전원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25MW의 당인리발전소
3호기가 착공되었는데요, 무연탄 발전소로 설계되어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의 세계적인 건설회사인 벡텔에 직접 요청하여 발전소 건설이 진행되었어요. 6.25전쟁 이후 전력난 해결을 위해
대통령이 매우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60년대에 들어서며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대한민국의 전력난은 더욱 심각해지는데요. 1966년부터 4호기 건설이 진행 중이었으나 1967년경 전력 수급 상황이 매우 안 좋아졌고 발전소를
더 빨리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일본 간사이 전력의 사카이 화력발전소와 동일한 모델을 들여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당인리발전소는 이미 4호기의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었기에 5호기의 공기 단축이 가능했고 1969년, 250MW의 중유발전소인 5호기를 4호기보다 먼저 준공하게 됩니다. 그 후 1971년 137.5MW 규모의 4호기도 무사히 준공되어
대한민국의 전력수급 안정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발전소로 인한 환경 오염의 문제가 제기되었고, 서울화력은 환경적 요구에 따라 연료 전환을 시행해왔습니다. 서울화력은 국내 단일 발전소로는 유일하게 가장 많은 연료
전환을 시도한 발전소로, 유연탄, 무연탄, 중유, 저유황유, LNG까지 거의 대부분의 연료가 사용되었습니다. 아울러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폐수처리장, 배연탈질설비 등 국내 최초의
환경 설비 도입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이처럼 서울화력은 9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며 에너지 산업의 역사를 이끌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서울발전본부는 대한민국 랜드마크 발전소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