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네 따숩네

(주)파리로엠엔비 최용원 대표

마음을 돌보는 기술로 일상의 회복을 돕다

아이의 하루가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마음은 기술이 되었다.
파리로엠엔비는 비침습 신경조절 기술을 기반으로 발달장애 아동과 현대인의
마음 건강을 살피는 멘탈 헬스케어 기업이다.
작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시작한 마음 돌봄은 이제 일상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글 김민영 사진 박미나

아버지의 약속에서 시작된 기술

약 7년 전, 최용원 대표의 아들은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다. 부모로서 맞닥뜨린 현실은 막막했다. 아이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최 대표는 관련 논문과 서적을 찾아 읽고, 전 세계 치료 기술을 살폈다. 그러나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치료 선택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누군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었던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의용생체공학을 전공하며 신경생리학, 생체신호 분석, 의료기기 설계 기술을 치열하게 공부했다. 아버지의 간절함으로 시작한 일은 오랜 현장 경험과 새롭게 익힌 지식이 더해지며 조금씩 구체화됐다.
“원래 의료기기 개발 PM으로 10년 정도 일한 경험이 있었어요. 물론 그 경험만으로 가능한 기술은 아니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해외에 가서 직접 배우기도 했고요. 안전하지 않으면 제 아들에게 사용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계속 연구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아동이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비침습 신경자극기 ‘Neuraon(뉴라온)’이 탄생했다. 단순한 사업 아이템이 아니라, 한 가족의 절박함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향한 공감에서 출발한 기술이었다.
회사 이름에도 그 마음이 담겨 있다. ‘파리로(815)’는 최 대표 아들의 생일인 8월 15일에서 가져왔고, ‘MNB’는 마음과 뇌를 뜻하는 ‘Mind & Brain’의 약자다. 아이의 마음과 뇌를 더 세심하게 돌보겠다는 아버지의 약속이자,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이름 안에 새긴 것이다.
이제 그 기술은 더 많은 사람의 일상으로 향하고 있다.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전문 의료기기 개발과 함께,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는 멘탈 헬스케어 웰니스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 대표 제품인 ‘Neuraon Focus(뉴라온 포커스)’는 이어폰처럼 귀에 가볍게 착용하는 이어클립형 웨어러블 장치다. 귀 안쪽의 미주신경 분지에 미세전류 자극을 주어 자율신경계 균형 회복을 돕고, 몸과 마음이 안정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직장인도 스트레스가 많으면 불안하거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분들도 일상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기술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마음 건강을 돌보는 일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얻은 용기, 더 넓은 돌봄으로

기술을 사업으로 키워가는 길에 든든한 동행을 만났다. 사회적기업으로 나아갈 길을 고민하던 최용원 대표에게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와 한국중부발전의 ‘KOMIPO 소셜그라운드’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사회적기업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개발만 해오던 사람이 그 방향을 혼자 잡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를 만났고, 그 인연으로 한국중부발전의 소셜그라운드에 참여하게 됐어요. 제8기 사회적경제기업가 육성 지원사업에서 최종 우수 창업팀에 선정되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지원금도 큰 힘이 됐지만, 저희가 하려는 일을 함께 이해하고 바라봐주는 파트너들이 생겼다는 점이 든든했어요.”
작지만 의미 있는 순간들도 조금씩 찾아왔다. 직접 만든 제품을 사용한 뒤 아들에게서 작은 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했을 때,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이 문의를 보내오고 사용 경험을 들려주었을 때, 최 대표는 이 일이 한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 더 많은 이들의 삶과 이어져 있음을 느꼈다.
세상을 단숨에 바꾸는 기술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 사람의 하루를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드는 기술은 분명 존재한다. 파리로엠엔비는 오늘도 그 작은 변화를 믿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