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호기’ 숙명적 한계 넘는 창의적 혁신
낡은 관행을 깨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배관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공사 현장은 지금 팽팽한 긴장감과 열기로 가득하다. 배관 위를 오가는 작업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설비를 점검하는 손끝엔 한순간의 방심도 허락되지 않는다. 이렇듯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필수 설비, 공기압축기의 기기냉각수 공급원 개선공사가 신서천발전본부 현장에서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공기압축기는 발전소의 유틸리티 설비 중에서도 ‘산소 호흡기’와 같다. 발전소가 멈춰 있을 때도 각종 밸브와 계측기가 정상 동작할 수 있도록 압축 공기를 상시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공기압축기가 쉼 없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기기 냉각수가 필수지만, 문제는 신서천발전본부는 국내 유일의 단일호기 사업소다.
국내 유일의 단일호기라는 물리적 제약을 딛고, 설비의 안정적 운영과 경영 효율이라는 두 개의 톱니바퀴를 완벽하게 맞물리기 위해 신서천의 작업자들이 새로운 길을 열었다.
“보통 2개 호기가 한 쌍인 곳은 옆 호기 냉각수를 빌려 쓰며 정비를 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죠. 지금까지는 기기냉각수 계통을 정비하려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임시 공기압축기를 빌려와야만 했어요.”
현장에서 만난 기계기술부 전진우 차장은 단일호기의 한계로 고전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공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멈출 수 없는 설비를 위해 감내해야 했던 구조적 불편함과 비용 부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서천발전본부 이종길 본부장이 던진 “냉방용 설비 용수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거대한 변화의 신호탄이 되었다. 이번 공사의 핵심은 발전본관 냉방에 사용되는 ‘흡수식 냉동기용 냉각탑’의 용수를 공기압축기 냉각수로 끌어오는 것이다. 기기냉각수 계통에 의존하지 않고 완전히 독립된 ‘제2의 혈맥’을 뚫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설비 개선사업의 시작이었다.
국내 유일의 단일호기라는 물리적 제약을 딛고,
설비의 안정적 운영과 경영 효율이라는
두 개의 톱니바퀴를 완벽하게 맞물리기 위해
신서천의 작업자들이 새로운 길을 열었다.
냉방용수의 화려한 외출,
독립 계통을 구축하라!
비계 위를 오가며 용접 부위를 점검하고 밸브의 기밀을 확인하는 작업자들의 눈빛이 날카롭다. 단순히 파이프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냉방 설비와 발전 설비를 하나로 잇는 섬세한 공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7일, 잠시 멈췄던 ‘공기압축기 기기냉각수 공급원 개선공사’가 재개됐다. 계획예방정비공사 기간에 맞춰 기존 설비와의 연결(Tie-in) 작업을 완수하기 위한 긴박한 움직임이다. 지난해 5월 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기술 자문과 설계를 거쳐, 이제 공사는 연결 및 세척(플러싱), 시운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신서천발전본부는 설계수명 30년 기준, 약 48억 원에 달하는 수지 개선 효과를 얻게 된다. 임시 공기 압축기 임차료를 아끼는 것은 물론, 겨울철 불필요한 설비 가동을 줄여 소내 전력비까지 절감할 수 있는 효자 공사인 셈이다. 현장의 감독관들과 작업자들이 배관 하나, 밸브 하나를 설치할 때마다 도면을 수십 번 대조하며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도록 집중력을 발휘하는 이유다.
임시 공기 압축기 임차료를 아끼는 것은 물론,
겨울철 불필요한 설비 가동을 줄여
소내 전력비까지 절감할 수 있는 효자 공사인 셈이다.
쉼 없는 혁신, 한계를 넘어 가치를 더하다
현재 신서천발전본부 기계기술부는 이번 공사 외에도 BFPT 플랫폼 개선, 유수식 수력발전 기술 개발, 계획예방정비공사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어렵고 복잡한 여건이지만, 우리가 흘리는 땀방울이 곧 우리 발전소의 경쟁력이 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작은 노력이 모여 큰 산을 옮기듯, 오늘 하루도 멈추지 않는 도전으로 더 단단하고 효율적인 신서천발전본부의 내일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려낸 새로운 배관의 지도는 신서천발전본부의 백년대계를 지탱할 든든한 기술적 자산이자 중단 없는 에너지 공급을 향한 흔들림 없는 약속이기도 하다. 미증유의 혁신의 정신으로 완성한 새 혈맥이 중부발전의 경영 효율을 높이고, 대한민국 전력 시스템의 건강한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